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5-08-07 18:34:09
전무후무한 규모의 지원이 투입되는 ‘국가대표급’ 대학연구소 공모에서 부산대 초저온연구소가 1차 관문을 넘었다. 부산시는 초저온연구소가 북극항로 거점이자 해양수도의 연구 허브 역할을 할 핵심 퍼즐이라고 보고 최종 유치를 목표로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부산시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가연구소(NRL 2.0) 공모 사업’ 예비평가 결과 부산대 초저온연구소가 예비 선정 13개 연구소에 포함됐다고 7일 밝혔다.
국가연구소 사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선도할 대학부설연구소를 선정해 대형·융복합 연구 거점의 지속 가능한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는 신규 사업이다. 최종 4개 연구소를 선정해 각각 연 100억 원, 10년간 최대 1000억 원을 지원한다.
지난 4월 공모 신청에는 전국 대학이 뛰어들어 53개 연구소가 도전장을 냈다. 부산에서는 부산대과 부경대가 각각 2개, 1개 컨소시엄을 꾸려 신청했고, 이중 부산대 초저온연구소가 교육부, 과기정통부, 한국연구재단의 예비평가를 통과했다.
부산대 초저온연구소는 초저온 환경에서 에너지, 생명, 소재 특성 분야의 연구개발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연구 기관을 목표로, 액화수소 저장·운송, 우주·항공용 극저온 냉각, 생명체 장기 보존까지 기초과학, 공학, 의생명과학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를 추진한다.
부산대 초저온연구소는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를 주관 기관으로, 국내 이공계 최고 전문가 40여 명과 세계 17개 대학·연구 기관 소속 석학과 노벨화학상 후보 등 연구진, 국내 대표 조선사와 수소 관련 100여 개 기업을 포함해 총 1400여 개 기관과 협력 체계를 갖춘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는 2015년 설립돼 수소 추진선, 액체수소 운송선의 핵심 기술 개발과 성능 평가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끌고 있다.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와 함께 세계 최대급 액체수소 운반선의 설계·건조를 추진 중이기도 하다.
부산대와 시는 초저온연구소가 정부의 주요 공약인 북극항로 개척을 비롯해, 해운·항만, 물류, 탈탄소화와 에너지 전략 등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연구소’의 취지에 맞춤해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 거점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시는 다음 달 본 평가를 앞두고 조만간 착수 회의를 갖고 막판 총력 지원 전략을 논의한다. 착수 회의에는 부산대 초저온연구소와 비스텝(BISTEP·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원국가연구소)을 비롯해 청년산업국, 미래기술전략국뿐 아니라 북극항로, 조선, 에너지와 국정 과제 대응 담당 과까지 총출동해 머리를 맞댄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가연구소 유치 지원 협업 TF를 꾸리고, 비스텝과 함께 지원 체계를 마련해 전방위 지원을 해왔다. 국가연구소에 순차적으로 시비를 매칭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확정했다.
국가연구소 최종 선정 결과는 다음 달 초 대면 발표로 진행되는 본평가와 사업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 이제명 센터장은 “초저온연구소가 국가연구소로 선정된다면 국가 정책과 사업 확장에 기여하면서 다음 연구 인력이 정주할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 연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며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는 부산항은 글로벌 첨단 에너지 항만으로, 우암동의 해양산업클러스터는 친환경 조선해양·에너지 연구개발의 국내 최고 연구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은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은 물론 정부의 해양물류 관련 대형 프로젝트와 부산시의 글로벌 허브도시 전략과도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최종 선정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