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5-08-12 18:27:40
부산시가 옛 침례병원 공공화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지역 병원이 침례병원을 매입해 민간 병원으로 운영하겠다는 제안을 부산시에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가 공공병원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공공병원화를 위해서는 부산시와 정부의 속도감 있는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BHS한서병원 측은 최근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침례병원 매입 의사를 전달했다. 올해 안으로 침례병원을 매입하겠다는 게 한서병원 계획이다. 이후 1년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민간 병원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목표다. 병원 측은 시장과 만남에서 10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위해 수영구 BHS 한서병원과 금정구 BHS 한서동래요양병원을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가능성으로만 제기됐던 민간병원 매각설이 구체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지지부진한 공공병원화 절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는 2017년 파산과 동시에 폐원한 침례병원을 2022년 499억 원가량을 투입해 매입한 뒤 건강보험공단 직영 보험자병원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공화 과정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침례병원 공공화를 위한 최종 관문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 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통과다. 부산시가 보건복지부에 안건 상정을 요청하면 복지부에서 상정 여부를 결정해 심의를 진행한다. 공공화 사업은 2023년 12월 건정심 소위원회 안건으로 처음 상정됐지만 재논의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시는 빠른 시일 내에 건정심 소위원회에 다시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2월 전국 대학 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 현장을 떠나며 의정 갈등이 촉발하자 건정심은 의정 갈등을 이유로 미뤄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침례병원 공공화 안건은 건정심 소위원회에 다시 상정됐으나 역시나 통과되지 못하고 재논의 결정을 받았다. 당시 심의 위원들은 적자 운영 우려를 제기했다.
공공화 과정이 지지부진한 사이 8년째 폐원 상태가 지속되며 시민단체는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건강사회복지연대는 “민간 매각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지지부진한 공공화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부산시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시와 시의회는 침례병원 공공화 전담TF와 범시민 공론화위원회를 즉시 구성하고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중앙정부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는 현재 민간 매각보다는 공공병원화가 우선 순위이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침례병원 공공화가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시도 현재로서는 공공병원화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공공병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의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공공병원 확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산시가 더 구체적인 적자 보전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산시가 4년 동안 발생하는 운영 적자를 보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으나 건정심 위원들의 회의 결과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부산시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건정심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