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5-08-12 19:50:00
부산에서 내년도 늘봄학교 전담 인력인 ‘늘봄지원실장’ 임용이 전면 중단되면서 현장 교사의 업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와 하윤수 전 부산시교육감이 역점 추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새 교육감이 재정 부담과 정책 기조 차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전임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산시교육청은 2026학년도 늘봄지원실장 63명 임용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늘봄지원실장은 8년 이상 경력의 교원 중 선발해 2년간 임기제로 근무하는 교육전문직으로, 1명이 2~3개 학교의 늘봄학교 업무를 총괄한다. 올해 66명이 처음 임용됐으며, 내년에 추가 63명을 뽑을 예정이었지만 1년 만에 제도가 사실상 폐지됐다.
시교육청은 올해 늘봄지원실장을 대거 임용하면서 중견 교사 부족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연 0.25점의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자 부장급 교사까지 지원하며 경쟁률이 3.8 대 1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빈자리는 신임 교원이 메웠지만, 그 과정에서 학교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두고 지난 4월 취임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전임 지우기 행보를 본격화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프로그램이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로 선정돼 전국 확대가 추진됐고, 부산은 하윤수 전 교육감 재임 당시 전국 최초로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한 바있다.
늘봄학교는 교육과 돌봄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지난해 5월 설문조사에서는 학생의 87.6%, 학부모의 82.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장시간 학교 체류로 인한 공간 부족, 교사 업무 과중 등으로 현장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역 교원·학부모 단체는 늘봄 전담 인력 임용 백지화에 강하게 반발했다. 부산교사노조는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늘봄 제도가 유지되는 한 전담 인력은 필수”라며 “인력 공백은 업무 폭탄과 교육의 질 저하로 직결된다. 안전한 돌봄을 위해 늘봄지원실장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보조 인력 채용과 출결 자동화 시스템 개발로 교원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5월 태스크포스를 꾸려 교육공무직노조와 협의 중”이라며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해 행정 업무를 경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