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180억 코인 세탁’ 캄보디아 사기 조직 추가 검거

경찰, 범죄 수익 세탁책 2명 영장 신청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조직원으로 확인
경찰 올해 조직원 54명 검거·28명 수배
확인된 피해만 100여 명에 120억 원대
총책 부부 송환 난항… 경찰, 수사망 확대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2025-10-14 09:24:14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로맨스 스캠(부산닷컴 지난 4월 30일 보도) 조직’의 자금 세탁을 도운 일당이 경찰에 추가로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 사기 조직의 자금 세탁을 담당한 A(26) 씨 등 2명을 범죄단체 가입·활동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 등은 범죄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건네받아 법인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바꾸는 일명 ‘코인 세탁’ 수법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180억 원의 자금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세탁한 자금은 앞서 경찰이 추적해 온 캄보디아 로맨스 스캠 조직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의 일부로 추정된다.

해당 조직은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상의 미녀 프로필을 내걸고 SNS를 통해 남성 100여 명에게 접근, 총 12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조직 내 ‘채터’로 불리는 남성 조직원들이 MBTI, 학력, 가족 관계까지 설정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피해자들과 신뢰를 쌓았다. 이후 영상 통화가 필요할 땐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하고, 목소리 확인을 원하는 피해자에게는 여성 조직원이 대신 전화를 받는 방식으로 의심을 피했다.

피해자와 친밀감이 충분히 형성되면 “함께 투자 공부를 하자”며 재력을 과시하고, 딥페이크로 얼굴을 바꾼 가짜 전문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허위 거래 사이트로 유인해 결국 투자금을 가로챘다.

울산경찰청은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조직원 54명(구속 34명)을 검거했고, 해외로 도피한 28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한국인 총책 부부는 현재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됐다가 뇌물을 주고 풀려나는 등 송환 절차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이 투자를 권유하거나 비대면 면접 후 해외 근무를 제안하는 경우, 사기 범죄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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