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41조…‘빚투’ 열풍 이후 3년 만에 최대

11월 말 이후 열흘 만에 6745억 원↑
2022년 12월 말 이후 최대 규모 기록
주택담보대출서 신용한도 대출로 이동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2025-12-14 15:12:50

서울 시내 한 시중 은행 ATM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시중 은행 ATM 모습. 연합뉴스

10·15 등 고강도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자 ‘풍선 효과’로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이하 마통) 사용액이 약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1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 75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제 사용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잔액으로, 11월 말(40조 837억 원) 이후 불과 열흘 남짓 사이 6745억 원 늘었다.

역대 월말 잔액과 비교했을 때 2022년 12월 말(42조 546억 원) 이후 최대 기록이다. 이달 들어 마통 잔액은 하루 평균 613억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11월(205억 원)의 약 3배 수준이다.

특히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저금리를 바탕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빚투(빚으로 투자)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말 52조 8956억 원 수준까지 근접했다. 이후 금리 상승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줄어들어 2023년 2월 말 이후 줄곧 30조 원대에 머물렀다. 규제 풍선 효과와 빚투 열풍 등에 지난달 말 다시 40조 원대로 올라섰다.

반면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1일 기준 768조 3134억 원이다. 이달 들어 179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루 평균 증가액(163억 원)이 11월(504억 원)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주담대(610조 8646억 원)는 전월 말(611조 2857억 원)과 비교해 4211억 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연말 은행권의 주담대 취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달 주담대가 2024년 3월(-4494억 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지 관심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통 자금 일부가 주식, 금, 가상자산 등 최근 변동성이 커진 자산 투자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부의 잇단 규제로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고, 연말·연초 생활비 등 소비 목적으로 활용돼 당분간 마통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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