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6-03-10 13:09:04
김원근 개인전 ‘춘식이의 봄’ 설치 모습. 갤러리마레 제공
김원근 작가의 '순정남' 조각. 갤러리마레 제공
작달막한 키에 불룩한 배, 반짝이는 체인 목걸이와 화려한 꽃무늬 셔츠 등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운’ 외모를 가진 이 남자. 사실은 ‘순정남’이란다. 생긴 건 꼭 ‘건달’ 같은데, 무심한 표정으로 반려견을 안고 있거나, 한껏 멋을 낸 복장으로 좋아하는 이성에게 전달할 꽃다발을 들고 서 있고, 양 손 가득 아이스크림을 들고서 전달할 타이밍을 놓쳤는지 이미 줄줄 녹고 있다.
김원근 작가의 '순정남' 조각. 갤러리마레 제공
김원근 작가의 '순정남' 조각. 김은영 기자 key66@
김원근 작가의 '순정남' 조각. 김은영 기자 key66@
첫인상은 투박하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정감이 드는 ‘순정남’ 조각 캐릭터를 선보여 온 김원근 조각가가 지난 5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신관 지하 1층 갤러리마레에서 개인전 ‘춘식이의 봄’을 열고 있다. 길고 힘들었던 겨울을 지나 찾아온 봄처럼,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춘식이의 봄’으로 전시 제목을 정했단다.
김원근 개인전 ‘춘식이의 봄’ 설치 모습. 갤러리마레 제공
작가는 “우리의 인생은 마치 사각의 링 안에서 홀로 싸우는 복서와 같다. 하지만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다우며, 어떤 영웅이나 위인이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로 ‘청춘의 초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모지상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쉽게 소외되는 존재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넨다”고 덧붙였다.
김원근 작가의 '순정남' 조각. 갤러리마레 제공
갤러리마레 관계자도 “작가는 웅장하고 화려한 조각 이미지 대신,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을 통해 삶의 온기를 전한다”며 “레진 에폭시 혹은 세라믹 소재 위에 화려한 색채를 더한 그의 인체상은 특별한 동작 없이 조용히 서 있을 뿐이지만, 보는 이에게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춘식이의 봄’은 모든 평범한 이들에게 도착한 봄날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1971년생의 작가는 원광대 조소과와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조소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51-757-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