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6-04-27 18:34:17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아내 최혜진 씨가 2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29일 하 수석을 위한 인재영입식을 열고, 부산시장 후보가 된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 지역구 사수를 위한 전략공천에 나설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측근 인사인 하 수석의 접전지 투입을 용인한 데에는 부산 선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참전할 이른바 ‘북갑 대전’에서 패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여권도 총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안성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어제 저녁 서울에서 하 수석과 2시간 정도 저녁식사를 했다”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AI 3대 강국’ 설계자이니 국회에서 입법으로 완수하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 수석을 설득했다”며 “아마 밤새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참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과학자지만 세상 만사에 참 관심이 많은 착한 천재였다”며 “사람에 대한 애정도 많고, 따뜻한 사람이라 더욱 탐이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6·3 지방선거 승리에 견인차가 돼 달라고 설득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 대표 요청에 하 수석은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의 면담에 배석한 게 마지막 공개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인 하 수석은 북갑에서 3선을 지낸 전 의원의 구덕고 후배이자 네이버에서 근무한 AI 전문가다. 부산에서 6·3 지방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들이 출마를 공개 요청할 만큼 지역 연고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내부에선 하 수석이 전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전 의원은 이날 〈부산일보〉 통화에서 “(하 수석이) 아직 출마하는지 모른다”면서도 “(하 수석이 지역구 사무실을 쓰는 건) 그거야 이제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 수석 가세로 북갑 보궐선거는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막판까지 범보수 단일화 성사 여부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은 하 수석에게 견제구를 던지곤 했다. 사실상 이 대통령을 대리할 하 수석이 북갑에 투입되면서 여권은 총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북갑 대전’으로 불리는 보궐선거가 부산시장을 넘어 울산·경남 등 PK 지역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가 하 수석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이재명 정부’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가 단번에 차기 대권 후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하 수석이 가세한 북갑 선거는 국민의힘 지도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범보수 진영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필수적인 상황이 온다면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를 견제해온 장동혁 대표가 범보수 진영 패배가 뻔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 후보 완주를 고집할 경우 지도부 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 수석과 함께 부산 출신인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도 사의를 표명한 후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 대변인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있던 지역구에 출마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