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6-04-09 09:21:45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걸려 있는 포스코 깃발. 연합뉴스
포스코가 최근 직고용한다고 밝힌 7000여명을 기존 정규직과는 다른 별도의 직군을 신설해 채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은 포스코로 변경되지만 사업장 내 차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9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전날(8일) 오후 제철소 내 원료 하역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사 A의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포스코 측은 해당 협력사 내 직고용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새로 신설되는 ‘조업시너지(S) 직군’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판결로 불법파견이 인정된 사내 하청 노동자 59명을 직고용할 때도 기존 정규직인 생산기술직(E) 직군이 아닌 별정직(O) 직군을 새로 만들어 임금 등에서 차별을 둬왔다. O직군은 기존 정규직 대비 60~70%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 포스코 측은 협력사 직원들에게 처우와 관련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현재보다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새롭게 직고용되는 노동자들은 별도의 직군으로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직군에 따라 직무 가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임금이 다르게 설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은 이런 식의 고용은 차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 임용섭 지회장은 “회사는 직고용을 통해 정규직이 되는 것처럼 언론에 퍼뜨렸지만 사실상 정규직이 아닌 ‘중규직’”이라며 임금 등 처우에서 기존 정규직들과 차별이 유지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임 지회장은 “이번에 직고용하려는 하청업체의 직무는 과거 포스코 내 정규직들이 하던 업무였고 그래서 법원에서 불법파견으로 인정을 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직무가 다르니 다른 직군이라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더불어 포스코가 직고용 계획을 밝힌 시점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2011년부터 포스코가 본래 정규직 직원들이 하던 업무를 하청업체에 외주화한 것을 문제 삼으며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벌여왔다.
10차에 걸친 소송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연이어 승소하고 있고 오는 16일에도 고법까지 승소한 3차 4차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다. 포스코가 우선적으로 설명회를 가진 A업체 노동자들도 16일 대법 판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포스코가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어차피 고용해야 하는 인원들에 대해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금속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기만적 발표”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8일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통한 안전관리 혁신의 일환으로 조업과 직접 연관된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 현장 직원 7000여명을 순차적으로 직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이번 발표로 약 15년간 이어져온 노사 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양대노총 모두 포스코가 노동조합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로드맵을 발표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향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