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4-29 17:18:02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29일 부산 북구 구포역에 도착했다. 하 전 수석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김종진 기자 kj1761@
부산 북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의 가세로 본격적인 3파전 구도를 형성하며 전국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3자 구도에서 하 수석의 우세가 점쳐지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전 대표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은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선거가 본격화될수록 단일화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 전 수석은 29일 민주당 영입인재로 발탁된 후 부산을 찾아 지역 주민과 접촉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부산 구포역에 도착한 하 전 수석은 전재수 의원 사무실에서 북구 출마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이후 북구 구포시장 등을 찾아 지역 주민과 접촉을 이어갔다. 하 전 수석을 알아본 주민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그를 반겼다.
그는 “고향분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반겨주셔서 너무 좋다”며 “여기 오니까 실감이 더 나는 것 같고 열심히 일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된다면 부산시장, 북구청, 국회, 정부와 힘을 합해 북구를 앞으로 우리나라 성장 엔진이 될 부울경 지역, 부산의 핵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 문제 등 지방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뤄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구가 가지고 있는 여러 어려움들을 국회 차원에서의 여러 가지 노력들로 풀어낸다면 대한민국의 또 다른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진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도 하 수석 지원에 나서며 선거 캠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 전 수석의 출마가 본격화되면서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 구도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하 전 수석, 국민의힘 박 전 장관·이영풍 전 KBS 기자, 무소속 한 전 대표의 3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부산 북갑을 포함한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선거구 9곳에서 후보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당 공관위는 30일 신청, 내달 1일 면접을 거쳐 5일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방침이다. 북갑에서는 박 전 장관과 이 전 기자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경선으로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무공천’ 요구를 일축하고 공천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당 내부에서는 하 전 수석의 출마로 보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북갑이 민주당 3선 의원인 전재수 의원의 텃밭인데다, ‘하GPT’라는 별명을 얻으며 이재명 정부의 핵심 참모로 언급돼 온 하 수석까지 출마하면서 단일화 없이는 보수 진영 승리가 어렵다는 논리가 힘을 얻으면서다. 앞서 지역 4선 김도읍 의원과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전 의원 등 부산 지역 중진들은 지역 민심을 고려해 공개적으로 무공천을 주장한 바 있다.
보수 주자들은 선제적으로 단일화 논의에 선을 그으며 몸값을 올리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단일화 논의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모습이다.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향후 단일화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전 장관도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우리 당 지도부에서 (후보) 단일화하라고 하더라도 저는 ‘노’”라며 “침입자하고 손을 잡고 단일화하는 게 전제가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장동혁 지도부가 먼저 무공천이나 단일화 논의에 나서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보수 단일화 여론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경우 단일화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부산 의원은 “무공천은 불가능하지만 보수 단일화 등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이라며 “부산 북갑 선거가 부산시장 선거와도 관련성이 큰 만큼 국민의힘 후보 결정 이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