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6-07-15 17:02:50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경기도당위원장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파·비당권파 간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때 아닌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장동혁 지도부의 재신임을 둘러싼 전당원 투표, 또는 내년 상반기 중 지도부 교체에 따른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계파 간 눈치싸움이 시작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인 조광한 최고위원은 15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선거 과정에서 상당수 원외 당협위원장이 소외됐다. 도당이 몇몇 사람의 의사로 운영되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도당위원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앞서 경기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은 신임 도당위원장에 재선의 김은혜 의원을 추대키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도당위원장의 경우 현역 의원이 돌아가며 맡는 것이 관례인데, 원외인 조 최고위원이 갑자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에서 2023년 국민의힘에 입당한 조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강하게 반대했다.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으면서 당권파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조 최고의원이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 긴급하게 나선 데 대해 장 대표의 ‘당권 강화’ 구상과 연결 짓는 시각이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여의도연구원 행사에서 당 혁신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을 바꾸려면 결국 사람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그 일환으로 시·도당 장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장 대표가 지난 12일 경기도 안양에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 20여 명과 지방선거 평가 명목의 모임을 가진 것도 조 최고위원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장 대표가 자신의 출마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당권파가 시·도당위원장 선거에 관심을 보이면서 차기 위원장이 사실상 내정된 부산·울산·경남(PK)에도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부산은 재선 이성권(사하갑) 의원이, 경남은 초선 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맡는 것으로 현역 의원들이 의견이 모였고, 울산은 현직인 재선 박성민(중구) 의원이 연임 의사를 보이지만, 아직 교통정리가 완전히 이뤄지진 않은 상황이다. 이 중 박성민 의원은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핵심이고, 경남 박 의원 역시 당권파에 가까운 성향이지만, 이 의원은 개혁 성향 모임인 ‘대안과 미래’ 간사로 장 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해 온 반당권파의 주축 인물이다. 다만, 원외가 많은 경기도에 비해 부울경은 대다수 당협위원장이 현역이어서 당권파가 ‘뒤집기’에 나서더라도 결론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당은 오는 17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을 선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도당위원장 선출과 관련, “위원장 선출 방식을 당원들의 뜻을 수렴하는 ‘전 당원 투표’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만약 당권파가 입맛대로 시·도당위원장을 무리하게 바꾸려 할 경우 오히려 엄청난 역풍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