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심에 멧돼지 출현이 부쩍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는 원래 겁이 많아 사람들에게 먼저 덤비는 경우는 드물다"며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환경부가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취합한 멧돼지 포획건수에 따르면 2013년 1만6천1건, 2014년 1만9천760건, 2015년 2만8천214건으로 증가했다. 2012~2015년 서울에서만 신고된 멧돼지 출현은 543건이다.
이처럼 최근 멧돼지들이 연이어 중심가에 출몰하고 있어 시민들을 불안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멧돼지 행동특성 전문가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연구관은 "멧돼지는 겁이 많아 도심에 내려오면 패닉상태가 된다"며 "그러나 상대가 공격하지 않으면 먼저 달려 드는 경우는 드물어서 침착하게 대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비공식 집계분까지 포함, 한 해 1천만명 이상이 찾는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멧돼지에 의한 인명 피해는 한 건도 없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2015년 겨울 강원도에 있었던 '살인 멧돼지' 사건 역시 조사 결과 사람의 '선제 공격'이 주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멧돼지들의 도심 출몰이 잦아진 이유는 다양하다. 서식 환경 악화와 먹이 부족, 개체 수 증가와 더불어 짝짓기 기간(11∼12월)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본격적인 짝짓기를 앞두고 암컷을 탐색해보는 선점 행동을 할 시기여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등산객, 농민, 운전자, 보행자 등 상황별로 '멧돼지 발견 시 상항별 국민행동 요령'을 2013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등산객은 갑자기 움직여 멧돼지를 흥분시키지 말고 바로 112, 119에 신고할 것', '주의의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로 몸을 피할 것', '겁먹은 모습을 보이지 말 것' 등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와 학교에서는 "최근 변화된 여건에 맞게 메뉴얼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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