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무안국제공항 사고 여객기는 2년 전에도 엔진 고장으로 회항을 했던 비행기로 드러났다. 당시 항공사 측은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고장이라고 발표했지만, 몇 달 뒤 제주항공이 엔진 고장을 은폐하기 위해 조류 충돌로 허위 보고했다는 폭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사고가 난 비행기의 기체 등록번호는 HL8088이다. 2009년 8월 19일 라이언에어에 인도돼 첫 비행을 한 보잉 737-800 항공기로, 제주항공은 지난 2017년 2월 3일 이 비행기를 인수했다. 현재 기령은 15년이다.
사고기는 2022년 11월 20일 7C1381편으로 일본 간사이 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했으나 이륙 직후 조류 충돌로 의심되는 엔진 고장으로 회항했다고 당시 제주항공 측은 밝혔다. 그러나 5개월가량 뒤인 지난해 4월 온라인 직장 익명 커뮤니티에는 이때 회항과 관련해 “안전을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엔진 결함 은폐 지시” 등의 내용을 담은 폭로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당시 게시자는 “한쪽 엔진에 심각한 고장, 엔진 화재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종사가 고장난 엔진 중지하고 비상 선언 후 남은 엔진으로 간사이로 회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게시자는 또 “버드 스트라이크 때문에 엔진이 고장났다고 허위 처리. 국토교통부에 허위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엔진 구매도 비용 절감의 대상”이라며 “엔진은 상태와 운영 내력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인데, 엔진 자체 고장으로 보고하면 앞으로 비용 절감에 차질이 생기고 국토부 조사를 받고 안전지수 점수도 깎인다”고 했다.
당시 제주항공은 은폐 지시는 없었다고 일축했고, 국토부와 제주항공 모두 간사이 국제공항 조류 충돌 회항 사건의 원인을 ‘조류 충돌 의심’으로 결론내고 조사를 종료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29일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와 2022년 간사이 공항 회항 사건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관계없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