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1-20 10:36:18
여야 정치권이 서울 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놓고 책임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양비론’을 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1차적인 책임은 윤석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여야 모두 폭력을 비판하면서도 폭력 사태를 이끈 원인에 대해선 공방전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20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서부지법 폭력 사태와 관련 “정치권이 반성해야 될 모습”이라며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사법부로 가고 그것이 광장으로 가는 정치를 만드는 것은 국회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여야의 책임”이라며 “가수 나훈아 선생이 왼팔을 보면서 ‘니는 잘했나’ 이런 표현을 썼는데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서부지법 폭력 사태의 책임을 여야 정치권 모두에 돌리면서 ‘양비론’을 편 셈이다.
신 대변인은 ‘서부지법에 난입한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이라는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 지지자가 대부분인 것은 맞다”면서도 “극렬 유튜버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좀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당내 인사들의 ‘극렬 지지층 선동’을 폭력 사태 원인으로 비판한 데 대해서도 “우리(당) 국회의원들이 폭력을 행사하라고 한 적도 없고 앞장서서 폭력성이 있는 구호를 외친 것도 없다”면서 “(김상욱 의원이)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상욱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폭동 사태가 벌어진 그날 새벽에 월담을 해서 끌려간 17명에 대해서 곧 풀려날 거라는 발언을 하면서 선동 효과를 빚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일부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김상욱 의원은 “정치를 하는 사람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이해관계에 끌려서 왜곡된 것이 없는지 반성적 성찰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면서 “그런 면에서 (윤상현 의원에게) 이런 반성적 성찰이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도 윤 대통령과 윤상현 의원에게 폭력 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법원 난동의 1차적인 책임은 윤석열 씨”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책임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한남동 관저 앞에서 경찰과 공권력을 방해한 의원들을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법원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극우 세력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정치할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상현 의원이 지난 18일 법원의 담을 넘어 체포된 사람들에게 훈방 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지적에 “(그 발언이 법원 폭력 사태의) 기폭제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골단 기자회견 등을 언급하며 “김민전 의원, 윤상현 의원은 역사에 책임을 져야 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1월 1일 관저 앞 시위대한테 보낸 편지뿐만 아니라 체포 집행을 당하면서까지 동영상을 찍고 장문의 편지를 만들고 SNS에 올리고 한 내용 전부가 ‘야당 주도의 국회는 반국가 세력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이여 봉기하라’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책임론은 개혁신당에서도 나왔다. 개혁신당 조응천 총괄특보단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서부지법 폭력사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결국에는 윤 대통령한테 가장 많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조 단장은 “(윤 대통령이) ‘추운데 밖에서 고생하시는 것 유튜브 생방송으로 잘 보고 있다’ ‘힘내자, 나 끝까지 싸울게’ 이런 식으로 손 편지를 썼다. 말하자면 북돋은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축적돼서 이런 일까지 일어나게 되는 단초가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