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 수뇌부의 '과잉 충성'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생일파티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SBS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경호처는 윤 대통령 생일 즈음이었던 2023년 12월 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어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헌정곡을 합창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호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체 보도에 따르면 당시 행사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라는 노래를 개사해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여기서 '84만 5280분'은 2022년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메들리로 이어진 다음 노래에서는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의 가사를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라는 내용으로 바꿔 불렀다.
해당 음원은 행사 1주일 전쯤 서울의 한 녹음실에서 미리 섭외해 둔 음악인들을 통해 제작됐는데, 당시 경호처 직원도 참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당일에는 가사까지 미리 녹음한 음원을 틀고 이에 맞춰 경호처 직원들이 합창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는 대통령 헌정곡 제작에 참여한 음악가들에게 '비밀 유지 계약서'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은 SBS 보도 전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았다는 제보와도 일치한다.
윤 의원은 "2023년 12월 경호처 창립기념일 행사를 했는데, 윤 대통령의 생일(12월 18일)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모두 동원해 '윤석열 삼행시' 선발대회, 경호처 합창 등을 했고, 해당 동영상은 현재 경호처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 13일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경호처 직원들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옷을 구입하는 등 일부 수뇌부에 의해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업무에 동원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