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1-21 10:32:04
‘이재명 대체재’인 ‘신3김(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이 더불어민주당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달라야 이길 수 있다”며 차별화에 나선 신 3김의 행보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연계돼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 20일 SNS를 통해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갑시다”라며 “달라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 첫 구속’보다 놀라운 것은 ‘현직 대통령 첫 내란 폭동 선동’이었다”면서 “서부지법에서 벌어진 폭동 사태는 따지고 보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그간 지속된 선동이 낳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특히 “저들의 모습에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면서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여권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며 차별화를 강조했지만 ‘일방주의’ ‘오만’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는 정치권 일각에서 민주당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도 지난 2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어느 집단이나 개인이 오만해진다는 느낌을 가지면 (국민들이) 지지를 철회한다”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당의) 태도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지사가 ‘달라야 한다’고 하면서 ‘일방주의의 정반대’를 강조한 것은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구성된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지난 15일 저녁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김경수 전 지사가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존재감이 부각된 우 의장과 만난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재명 대체재’가 정치적으로 힘을 모은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친명계에선 김경수 전 지사와 우 의장의 만남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친명계인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경수 전 지사와 우 의장의 만남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면서 “미처 챙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 3김 가운데 한 명인 김부겸 전 총리도 최근 민주당 주류와의 차별화된 행보를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 영화 ‘하얼빈’ 상영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대해 “탄핵 이후 여유 있게 국정을 리드하지 못한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처럼 서두르고, 국민 생각을 안 하고 자기 고집대로라는 데 대한 실망감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수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일방주의’가 여론 악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김 전 총리는 특히 자신이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에 반대했다가 민주당 주류로부터 공격받은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한덕수 탄핵 반대했다가 얼마나 당했느냐”면서 “한 총리 정도면 얼마든지 밀당(밀고당기기)을 할 수 있었던 관계였는데, (탄핵이 되니) 국민들이 쓸쓸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차별화된 행보에 나섰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주요 정치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과 달리 김동연 지사는 국내 정치인·단체장 중 유일하게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김 지사는 SNS를 통해 “트럼프 2기 대응 비상체제를 즉시 가동해야 합한다”면서 “여야정 합의로 트럼프 정부를 상대할 ‘경제 전권대사’도 조속히 임명하자”고 제안했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비명계’ 인사를 대거 영입해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에 ‘민평련계’ 인재근 전 의원을 임명했다. 3선을 지낸 인 전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부인으로 민평련계의 대모로 불린다. 김 지사는 부산 출신인 윤준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영입하고 비명계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비명계 전직 의원을 대거 영입해 친명 일색인 민주당 지도부와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