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고인범 대표 “소통하는 영화의전당으로”

배우 출신 대표 ‘홍보대사’ 자처
부산국제영화제와 소통 강화
“관객 발길 잇는 공간 만들 것”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5-01-20 14:55:53

영화의전당 고인범 신임 대표가 지난 17일 <부산일보>와 인터뷰 중인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영화의전당 고인범 신임 대표가 지난 17일 <부산일보>와 인터뷰 중인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관객이 좋아 무대를 찾다 보니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영화의전당에 있는 동안 관객이 즐거워할 만한 일들을 많이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13일 영화의전당 대표로 취임한 고인범 신임 대표(65)는 오랜 연기 활동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연극 무대에서 활동한 그는 ‘독도수비대’(1989년), ‘대왕세종’(2008년)을 포함한 다양한 TV 드라마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년)와 ‘유령’(2023년) 등 여러 영화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고 대표는 배우 출신이라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만큼 ‘영화의전당 홍보대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나오다 보니 시민들이 저를 알아보고 항상 반겨주는 분위기가 있다”며 “대표로 일하는 동안 시민들과 직접 만나 영화의전당을 알리고, 기업이나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신규 회원을 유치하고 추진 중인 사업도 홍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포함해 영화의전당 내 둥지를 튼 다양한 영화제 조직위원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영화의전당과 영화제 간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에 대한 해법을 들고 온 셈이다.

그는 “영화의전당은 세계적인 행사인 BIFF가 잘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인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영화제와의 교류가 부족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취임 직후 BIFF의 박광수 이사장을 찾아가 앞으로는 꼭 소통하자고 제안했다”며 “다음 달 열리는 첫 모임을 시작으로 분기별로 한 번은 꼭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려 한다. 영화의전당 내부적으로도 부서별로 도시락 모임 같은 걸 추진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의전당 고인범 대표 정대현 기자 jhyun@ 영화의전당 고인범 대표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한 고 신임 대표는 문화행정 경험도 갖춘 인물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것을 즐긴다며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의전당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부산국제연극제에서 활동할 때 일본 거리극을 보고 부산에서도 거리극을 해보기 위해 주 무대를 부산문화회관에서 영화의전당으로 옮겼다”며 “좋은 예술가와 무대가 있어도 관객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표로 있는 동안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 얼음 성을 세우는 방식으로 겨울 축제를 개최하거나 캐리어보관소를 만들어 부산을 찾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영화의전당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며 “관객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야외광장을 꾸미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최근 부산시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라’ 등급을 받은 영화의전당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20년 기준 ‘가’ 등급이었던 영화의전당은 2023년 ‘라’ 등급으로 3단계 하락했다. 그는 “이제는 올라갈 일만 있어 좋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직원들과 함께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같이 힘을 내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취임식에서도 직원들에게 초심으로 돌아가 잘 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그동안 연기 생활을 하며 노력과 끈기를 몸에 익혔다며 대표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는 “처음 연극배우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했을 때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재미난 연극’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해 왔다”며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영화의전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드라마랑 영화를 내려놓고 제가 원해서 지원한 자리인 만큼 얼마나 잘하고 싶겠습니까. 이왕 시작한 만큼 정말 앞만 보고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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