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활병원 폐업에 애꿎은 상가 단전 위기… 조짐 알고도 못 막아

병원 전기료 3000만 원 밀려
상가 10여 곳 ‘모자 관계’ 묶여
전기료 내고도 연대 책임 부과

관리단 없어 상가 관리도 허술
구청은 협조 요청 공문만 보내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2026-02-08 17:20:46

8일 오후 A 병원이 있는 부산 동구 한 상가 건물 곳곳에 전기 요금 미납과 그에 따른 단전 예고문이 붙어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 8일 오후 A 병원이 있는 부산 동구 한 상가 건물 곳곳에 전기 요금 미납과 그에 따른 단전 예고문이 붙어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

지난달 말 갑작스럽게 운영이 중단되면서 환자 110여 명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해야 했던 부산 동구의 한 재활병원(부산일보 2026년 1월 29일 자 10면 보도)이 수개월간 전기료를 내지 않아 같은 건물에 입점한 다른 업체들까지 단전 위기에 처했다.

8일 한국전력 부산울산본부에 따르면 부산 동구 A 병원 측이 밀린 전기 요금을 내거나 내겠다는 보증 조치를 하지 않으면 13일 오전 A 병원과 건물 내 상가에 전력 공급이 중단된다. 당초 6일부터 A 병원을 비롯해 건물 1~3층에 입점한 상가 10여 곳에 전력 공급이 중단될 예정이었는데, 한전은 단전 조치를 일주일가량 유예했다. A 병원 측이 이달 초 한전 측에 미납한 전기 요금 일부를 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다. A 병원이 내지 않은 전기 요금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분 약 3000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A 병원이 전기 요금을 미납하면서 이미 요금을 낸 다른 업체 10여 곳도 단전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이다. 이 건물은 2017년 A 병원 측과 다른 상가 간 전력 공급을 하나로 묶는 모자 관계가 설정됐다. 이에 따라 사업장 1곳이 전기 요금을 미납해도 묶인 전체 사업장에 전력 공급이 중단된다. 자금난으로 직원들에게 임금도 주지 못해 문을 닫은 A 병원이 기한 내 전기 요금을 낼지 불투명하고, 나머지 요금 체납도 장기화하면 또다시 전력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

현재 상가에는 구분 소유자 간 갈등 등으로 공동관리단이 구성되지 않아 A 병원처럼 입점 업체가 전기 요금을 미납해 건물 전체가 피해를 봐도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 건물 1층에 사무실을 임차하고 있는 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수경 사무국장은 “관리단이 없다 보니 건물 관리는 사실상 전무하고 목소리가 큰 일부 업체 등이 사실상 상가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비롯한 일부 입점자들은 지난해 4월 당시 구청장과 면담을 통해 동구청에 관리인 선임에 대한 개입을 요청했다. 하지만 동구청은 해당 건물 구분 소유자들에게 관리인 선임을 위한 협조를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게 전부다. 동구청 측은 “현재 병원의 관리비 체납으로 발생한 단전 등에 대해 중재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집합건물 내 분쟁은 구분 소유자 간 합의 등 민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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