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6-07-28 18:09:32
삼천당제약 본사 전경. 삼천당제약 제공
삼천당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허가 관련 답변서를 둘러싸고 시장의 신중론이 이어지고 있다. 올 초 주가가 130만 원에 육박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이번 답변서 발표 이후 또다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20분 기준 삼천당제약 주가는 13만 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인 27일 종가 14만 9400원 대비로 하락세다. 지난 20일 FDA 답변서 소식에 상한가로 마감한 23만 9000원과 비교하면 42.2% 낮은 수준이다.
이번 주가 흐름의 발단은 삼천당제약이 지난 20일 공개한 FDA Pre-ANDA(프리-안다) 답변서다. 프리-안다는 제네릭 개발사가 정식 허가신청(ANDA) 제출에 앞서 개발 전략과 시험 계획을 FDA와 사전 협의하는 절차다.
대상 물질은 노보 노디스크 ‘리벨서스’의 제네릭을 목표로 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로, 펩타이드 기반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경구 흡수되도록 설계한 복합 제네릭이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비만 치료에 쓰는 약물이다. FDA는 답변서에 리벨서스를 대조약(RLD)으로 명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원래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는 펩타이드 계열 성분이다. 이를 경구로 복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위장관에서 분해되지 않고 흡수되게 하는 별도의 전달 기술이 필요하다. 리벨서스는 이를 위해 흡수 촉진제인 ‘SNAC’를 사용한다. 성분·함량은 물론 전달 기술까지 동등성 입증이 필요한 ‘복합 제네릭’이라 일반 정제·캡슐 제네릭보다 개발과 허가 심사가 까다롭다. 삼천당제약은 SNAC 대신 자체 개발한 ‘에스 패스’ 약물전달 플랫폼을 적용한 SNAC-프리 방식으로 이 물질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식 허가신청 사전 협의 시 신청자가 대조약을 지정해 제출하면 FDA가 이를 서식상 인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다. 회사가 제안한 개발방식이나 최종 허가 가능성이 이 단계에서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업계의 반응도 나온다. 답변서 전문은 영업상 비공개 내용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이 주가 급등락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전인석 대표가 약 2500억 원 규모의 블록딜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미국 라이선스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주가는 지난 3월 30일 123만 3000원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다음 날인 31일부터 하한가로 돌아서며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이 배포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관련 보도자료를 문제 삼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허위공시가 아닌 공정공시 절차와 방식에 관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전 대표는 지난 4월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블록딜 계획을 철회하고 FDA에 제출한 공식 협의 문서를 공개하며 시장 의혹 해소에 나선 바 있다. 다만 당시에도 공개된 문서가 정식 허가신청 이전 단계인 프리-안다 협의 문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정식 허가까지는 본심사와 제조소 실사 등 남은 절차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심사와 제조소 실사 등도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 최종 허가 시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