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2026-07-28 18:38:51
부산시가 최근 6년간 청년정책 예산을 4배 가까이 늘리며 전국 최고 수준의 정책 의지를 보여줬지만, 정작 수요자인 청년들은 사업 대부분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인구가 감소세임을 감안해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연구원이 28일 발표한 ‘축소사회, 부산시 청년정책 재구조화 및 실천전략’에 따르면 부산시 청년정책 예산은 지난 2019년 973억 원에서 2025년 4146억 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4%에 달한다.
전체 예산에서 청년정책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에서 2.3%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23년에는 2.6%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서울시(1.8%)와 경기도(1.5%)보다도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2000억 원 상당의 라이즈사업이 청년 예산으로 편입되어 일부 착시효과는 있지만, 시가 그간 청년정책을 핵심 시정 과제로 삼아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폭발적인 예산 투입에도 청년 정책의 체감도는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부산 청년을 대상으로 작성된 ‘2024 청년패널조사 보고서’를 보면 주요 청년 사업 상당수에 ‘모른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마음이음 사업은 70.9% △직무경험 프로그램은 75.7% △일하는 기쁨카드는 61.9%가 정책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정책은 디딤돌카드와 월세 지원 사업이었지만 이들 역시 응답자의 45.4%, 47.2%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직접적인 금전 지원 효과가 있는 청년 사업마저도 대상자 절반이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정책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예산 규모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연구원 역시 청년층 감소가 가속화되는 현실을 고려해 정책의 양적 확대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정된 재원을 여러 사업에 분산하기보다 효과가 검증된 사업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는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부산연구원 손헌일 책임연구위원은 “정책 설계 단계부터 청년 참여를 확대하지 않으면 현장과 괴리된 사업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정책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직접 찾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