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2026-09-01 18:21:47
해양수산부가 1일 2013년 재출범 이후 가장 많은 8조 2636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3일 부산 동구로 이전한 해양수산부 임시청사에서 현판식이 열려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부산 시대를 연 해양수산부가 2013년 재출범 이래 최대 폭으로 늘어난 8조 2636억 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북극항로 개척과 연관산업 육성 예산을 신설하는 등 ‘남부 해양수도권’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섰다.
해수부는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을 올해 7조 4583억 원보다 10.8%(8053억 원) 증가한 8조 2636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해수부의 부산 이전 이후 처음 발표된 예산안인 만큼,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과 북극항로 개척, 어획량 중심의 어업관리체계 전환, 해양수산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 등 해양경제 전반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 대규모 재정이 투입된다.
■해양수도권을 초광역 경제권으로
우선 남부 해양수도권 본격 육성을 위한 정책에 총 622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술 실증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재 양성을 추진하는 한편,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선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선박 건조를 지원하는 데 총 219억 원을 투입한다. 다가올 북극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예산 983억 원도 신규·확대 편성됐다. 북극권 국가와의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시범운항 준비 지원과 북극 관련 데이터 축적에 나선다. 아울러 쇄빙·내빙선 신조 지원과 함께 쇄빙연구선 및 컨테이너선 개발도 추진한다.
북극항로와 해양물류 거점 구축을 위한 인프라 사업에는 5026억 원이 배정됐다. 메가포트 개발과 환동해권 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계획을 수립해 인프라를 선제 확충하고, 북극항로 운항 선박의 추진 시스템 안전환경 기술 개발과 극지 환경 연구 등 과학기술 인프라 투자도 병행한다.
■수산업 체질 개선에 예산 대폭 확대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한 수산업 체질 개선에는 7960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올해 본예산 3664억 원보다 117.2%가량 증액된 수준이다. 어획량 중심의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전면 확대하고, 적정 어선 규모 유지를 위해 향후 5년간 근해어선을 집중 감축한다. 이와 함께 어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근해어선 현대화 펀드’도 신규 조성한다.
수산물 수출 확대 전략도 강화된다. 2028년 수산물 수출액 4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수출 효자 품목인 김 산업 지원을 대폭 늘린다. 이를 위해 ‘K-GIM(김)’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해상 스마트양식장과 육상 임대양식장을 구축해 미래형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수산업 스마트 전환을 위한 투자도 과감히 늘렸으며, 섬 주민 교통권 보장을 위해 내년부터 시행되는 연안여객선 공영제 예산도 신규 편성됐다. 어촌의 주거·복지 등 인프라를 개선하고, 도심·어촌 상생 모델인 ‘Co-어촌’ 사업 등도 확대한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과 수산업 체질 혁신 등 해양수산 전반의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회 예산 심의에 철저히 대비해 해양수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도약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의 시민단체는 해수부 예산이 더 확대돼야 한다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박재율 공동대표는 "내년도 해수부 예산이 예년에 비해 비교적 늘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 낮고 여전히 1% 수준에 불과해, 해양수도권 구축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가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해수부가 명실상부한 해양정책 컨드롤타워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능·조직의 확대와 연계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예산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향후 추경 등을 통해서라도 해양수도권 구축에 차질이 없도록 해수부 부산 이전을 넘어서는 대통령 리더십을 통한 범정부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