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10-26 18:23:30
부산 지역 의원들이 22대 국회 후반기 첫 국정감사에서 지역 현안을 잇달아 국감장에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문제부터 가덕신공항 공사비, 산업은행 이전, 항만공사 통합까지 부산의 굵직한 현안을 두루 짚었지만, 여당의 벽에 막혀 핵심 증인 채택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아쉬움도 남겼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해운대을)은 통합 LCC 본사 문제에 앞장섰다. 김 의원은 국토위 국감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의 증인 채택을 추진했고,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무산되자 운영위원회 국감에서도 두 사람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받은 ‘통합 LCC 부산 제2허브 구축계획(안)’이 본사를 서울에 두고 부산에는 일부 기능만 나누는 구조라는 점을 드러내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가덕신공항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는 정부 부처 간 ‘핑퐁’을 문제 삼았다.
국토위 간사인 정동만 의원(기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종합감사에서 “해수부가 부산에 갔는데 관련 공공기관을 다른 곳에 두는 게 이전 취지와 맞느냐”며 금융·해양수산 기관의 부산 집중 배치를 촉구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산은 부산 이전 지정고시는 되어 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헌승 의원(부산진을)은 지역 현안을 꼼꼼히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 국감에서 지역 핵심 도시개발 사업인 에코델타시티의 분양대금 연체액이 289억 원에 이르고 업무용지는 공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며 분양 부진과 정주여건 개선 대책을 따져 물었다. 발전 5사 통합으로 출범하는 ‘한국발전’ 본사의 부산 유치도 강하게 요구했다. 국제신문 임금체불 사태와 관련해서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의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북을)은 지역 핵심 현안인 산은 이전 문제를 국감 최대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박 의원은 지난 22일 금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정부 입장을 따져 물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가 된 것으로 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이 발언이 이재명 정부의 공식 입장이냐고 거듭 추궁했다. 결국 이 위원장은 “국회에서 결정하실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박 의원은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을 두고 “금융중심지가 지역별로 하나씩 나눠 주는 선물 보따리는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고, 국무조정실 국감에서는 가덕신공항 공사비를 둘러싼 부처 간 ‘핑퐁’을 질타했다. 국감 기간 내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무위 소관 피감기관을 상대로 방대한 자료를 쏟아내며 문제점을 대거 짚어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같은 상임위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비례)도 부산 이전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중 부산 인재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짚으며, 제3금융중심지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 부산 금융중심지부터 제대로 챙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이성권 의원(사하갑)이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항만마다 기능이 모두 다른데 이를 한데 묶으면 안 된다고 지적하며, 항만공사 사장들이 사석에서는 반대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고 한 태도를 질타했다.
이 밖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서지영 의원(동래)은 지역 산업단지 노후화 문제를,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박수영 의원(남)은 가상자산 과세 시스템 미비 등을 짚었다. 외교통일위원회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주미대사관 국감에서 강경화 주미대사로부터 미국 측이 한미 정보협력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답변을 이끌어내며 대미 관계 악화 우려를 부각했다.
다만 부산 의원들의 활약에도 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미애 의원이 추진한 조원태·박상진 회장 증인 채택이 두 차례 불발된 것이 대표적이다. 지역 핵심 사업에 대한 지적은 이어졌지만, 정부의 변화를 끌어낼 결정적 한 방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