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천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동물이자 귀여움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판다 한 쌍이 3일 오후 한국 땅을 밟았다. 판다의 한국 방문은 22년 만이다.
이들은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한국에 판다를 선물하기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약속에 따라 2천400km를 날아와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일본 등 13개국에 이어 14번째 판다 보유국이 됐다.
이번에 입국한 판다는 암수 한 쌍으로 암컷의 이름은 '사랑스러운 보물'이라는 뜻의 아이바오(愛?), 수컷의 이름은 '기쁨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러바오(樂?)다. 나이는 각각 만 2세, 3세다.
이들의 입국 준비(?)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 과거 에버랜드에서 판다 사육을 담당했던 강철원 사육사가 중국 쓰촨성 판다기지에 파견돼 아이바오, 러바오와 함께 생활했다.
이들의 행동 습성, 생활 패턴, 성격들을 파악하며 친밀감을 쌓아온 강철원 사육사는 이날 두 판다와 함께 특별기를 타고 입국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대한항공이 무상 제공한 특별기 내 설치된 가로 185㎝·세로 120㎝·높이 130㎝짜리 우리에 들어간 채 이송됐다. 비행하는 동안 이들을 돌볼 한국과 중국 사육사, 중국 수의사 등 3명이 동승했다.
기내 온도는 이들이 쾌적함을 느끼도록 18도로 유지했고, 동승한 사육사와 수의사들이 20∼30분 간격으로 인천에 도착할 때까지 8차례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만약을 대비해 응급 약품도 27종류나 준비했다.
또 이들은 용인 에버랜드까지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무진동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속도도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검역을 거쳐 양국 사육사와 수의사들의 보살핌 속에서 한국 적응 기간을 보낸다. 이후 4월 에버랜드가 개장 40주년을 맞아 문을 여는 '판다월드'에서 한국인들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의 이름은 한중 양국 외교차관이 공동대표인 한중인문교류공동위원회가 SNS로 공모해 뽑았다. 에버랜드의 중국어 표현인 애보낙원(愛?樂園)을 따 판다가 사랑받고 큰 기쁨을 주는 보물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은 "올해 에버랜드 개장 40주년을 맞아 국내외 고객들이 판다월드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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