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투표 결과 전망] "한 번 탈퇴하면 영원히 아웃"… 탈퇴 번복 재투표 길 열려 있어

2016-06-23 19:01:49

23일(현지 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를 둘러싸고 유럽은 우려와 혼란에 휘말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브렉시트 투표의 결과로 EU 회원국 내의 갈등과 논쟁이 바로 일단락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퇴를 결정하더라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고 이탈 절차가 오래 지속되면 재투표가 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아일랜드 등 번복 사례 있어
협상 내용 등 불확실성 상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EU를 한번 탈퇴하면 영원히 아웃"이라고 경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영국이 충동구매를 후회하듯 다시 국민투표를 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정경대학의 싱크탱크인 아이디어스(IDEAS)의 팀 올리버 연구원은 "EU는 이글스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처럼 체크아웃은 할 수 있지만 정말 떠날 수는 없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올리버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EU와 얼마나 거리를 두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개념이 다양하게 분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U 기구에서 전면 철수하는 것부터 자유로운 이주노동은 유지한 채 EU 주요 기관을 탈퇴하는 것까지 브렉시트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리버 연구원은 "탈퇴의 개념이 다양하고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어 브렉시트 결정이 나더라도 영국이 출구가 어딘지 모른 채 유럽 로비를 헤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브렉시트 결정이 나오더라도 출구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어 영국 정치권에 운신의 폭이 넓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회원국이 탈퇴를 통보하면 이론상으로 2년 내 탈퇴가 마무리되지만 복잡한 국제협상이 몇 년씩 걸리면서 협상이 지연되면 이해 당사자들이 마감 시간을 2020년 영국 총선 이후로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협상진행 도중, 특히 탈퇴 조건이 불리해져 유권자들의 마음이 바뀌는 경우다.

더블린대 유럽 헌법학 전문가인 개빈 배럿은 '그래도 브렉시트를 원하는지'를 묻는 마지막 국민투표가 열릴 수 있다면서 "법적으로 가능하고, 이는 탈퇴를 번복할 근거를 줄 것"이라며 "재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일랜드는 2008년 EU 개혁안을 두고 반대 투표해 정치인들이 상당한 양보를 얻어낸 다음 그 이듬해 이를 재투표해 찬성 결과를 내놓았다. 덴마크도 1993년 국민투표를 다시 시행해 과거 부결안을 가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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