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해요."
가수 출신임에도 안정된 연기력을 검증받았고, 훈훈한 외모는 덤이었다. 팬들로부터 '로코킹'으로 불릴 만큼 로맨스 드라마에는 이미 일가견이 있었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했다.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배우 에릭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만나고 많은 것을 깨달았고, 또 바뀌었다.
에릭은 "종영이 너무 아쉽다. 솔직히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웃은 뒤 "'또 오해영'을 거치면서 배우로서 큰 전환점 맞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감정'이 그랬다. 극 중 그가 맡은 역할은 외모와 능력을 갖췄지만, 누구보다 까칠하고 무뚝뚝한 음향감독 박도경. 감정 동요가 적은 인물인 만큼 캐릭터를 그릴 수 있는 폭이 작았다.
그가 "박도경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단면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자칫 매력이 없어 보일까 싶어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았다. 감정을 표출해내려 애쓰기보다는 잔잔하지만 솔직한 감정을 가지는 것에 중점을 뒀다. 에릭은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상황에만 몰입해 내 감정을 가만히 가지고 있었다"며 "오히려 훨씬 더 좋은 장면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그리곤 그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에릭은 "정말로 남다르다"고 말한 뒤, "특히 한동현 영상 감독님은 각도와 영상미의 '끝판왕'이다"라며 "첫 촬영 2주 전부터 내 영상을 보며 앵글에 대해 연구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나는 눈코입이 크고 얼굴이 길어서 각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창 인터뷰를 진행하던 에릭은 "처음에는 괜히 독이 될까 싶어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가수 출신 출연자들이 많아서 확실히 동료애를 느꼈던 것 같다"고 말을 꺼냈다. 익히 알려진 서현진과 전혜빈을 제외하더라도 그룹 리오로 데뷔했던 김지석, 심지어 이재윤 또한 가수 춘자의 곡을 피처링한 경험이 있는 '음악인'이다.
그는 "평소 작품을 진행하면서 종방연쯤이나 돼야 배우들과 가깝게 지내고 말을 섞는 성격"이라며 "그러나 (가수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정말 빨리 친해졌다. 처음부터 남 같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제 연기요? 70점,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오해영'을 만나서 처음으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