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궁민이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어록'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남궁민은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돈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그리고 현란한 언변까지 갖춘, 삥땅과 해먹기의 대가 김성룡으로 변신했다. 김성룡은 더 큰 삥땅을 노리고 들어온 TQ그룹에서 얼떨결에 '의인'으로 불려지면서, 삥땅 대신 도리어 사건사고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그가 극중에서 쏟아내는 속 시원한 대사들이 안방극장에 통쾌한 웃음과 잔잔한 여운을 안겨주고 있다. 김과장 표 '쾌통 사이다 어록'을 살펴봤다.
◆ 부조리한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강렬한 풍자'
"인간관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속성이 뭘까요? 노나먹는 관계. 대한민국의 변치 않는 트렌드가 뭘까요? 바로 삥땅이요. 대한민국 어디 한 군데 안 썩은 데가 없고, 안 허술한 데가 없잖아.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 해먹기 천국!"
이는 나이트클럽 운영하는 영업부장이 삥땅치는 것을 두려워 하자 '의인'이 아닌 '삥땅 전문가'로 나선 김성룡이 해준 조언이다. 그는 부패가 만연한 대한민국을 풍자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아버지 제사상을 모시면서 자신의 삥땅을 합리화 시키면서 "왜 그렇게 사신 거에요? 맨날 양심 같은 거만 찾다가 남들한테 뒤통수 다 맞고 지지리 궁상으로 사는 거, 나 안해. 그걸 내가 왜 해? 정말 독하게 살거야"라고 현실을 풍자했다.
◆ 팍팍한 현실에 대한 '용기백배 대항'으로 대리만족 선사!
김성룡은 덕포흥업 오광숙(임화영)이 뒤탈 없이 잘 해먹는 방법을 묻자 "원칙과 자세가 바로 서야 돼. 구른 돈만 해먹는다. 그래야 쟤들도 신고를 못해. 게으르지 말고 성실해야 돼. 일찍 일어난 똥개가 따뜻한 똥을 먹는 거야"라는 자신만의 룰을 제시했다.
또 재무이사 서율(준호)가 '의인'으로 나서 회사 경영에 차질을 빚게 만드는 김성룡에 "잘 길들어진 글러브가 되볼 생각 없냐"며 복종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성룡은 "무슨 서커스단 코끼리도 아니고 말입니다. 전 이사님 아래서 일을 하길 원합니다. 저는 글러브 싫구요. 이사님 4번 타자고, 전 9번이면 좋겠습니다"라며 통쾌한 대응을 해 눈길을 끌었다.
◆ 불의에 맞서는 '돌직구 사이다'
오광숙이 TQ그룹 내부 고발자들에 용기 있는거 아니냐고 하자 김성룡은 "용기는 개뿔, 대한민국 기업은 꼼수 안 부리면 돈을 못 벌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말이야. 불합리한 사회구조가 어쩌니, 저쩌니 막 욕하면서도 내부고발자들한테 막 배신자 딱지 붙이고, 막 욕하려고 그런다"며 현실을 꼬집었다.
김성룡은 경리부에 와서 갑질 진상부리는 TQ그룹 회장 아들 박명석에게 "경리부가 호구야? 니 현금자동지급기냐고? 아버지가 회장이면 개념을 지하주차장에 놓고 와도 돼? 머릿속에 우동사리만 가득 들어 찬 새끼! 아버지한테 이르려고? 내가 니 아버지면 회사 쪽팔려서 못 다녀!"라고 일갈했다.
제작사 로고스필름은 "대한민국 현실을 반영하면서 풍자와 해학이 담겨있는 대사들이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속 시원한 돌직구 사이다 대사들이 남궁민과 만나 막강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라며 "우리 소시민들 삶의 애환과 힘듦, 그리고 이를 돌파해나가는 유쾌한 내용들이 어떻게 담겨질 지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김과장'은 매주 월, 화요일 10시 방송된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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