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손현주 무명배우들 프로필 가지고 다니는 이유(인터뷰)

2017-04-12 17:23:42

손현주는 후배 사랑이 남다른 배우다. 오퍼스픽처스 제공

"가능성 있는 후배 배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게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손현주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다. 오랜 시간 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스릴러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소탈함과 담백함, 연기력까지 두루 갖춘 그다.
 
손현주는 영화 '보통사람'에서 보통의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형사 강성진 역을 맡았는데, 험난했던 1980년대 속 가장의 모습을 단단하고 담백하게 그려냈다.
 
그는 최근 진행한 본보와의 인터뷰 내내 자신의 이야기보다 남다른 후배 사랑을 드러냈다. 극 중 호흡을 맞춘 라미란, 오연아는 물론 가능성 있는 후배 연극 배우들까지 챙긴다.
 
손현주는 "라미란은 그동안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매력이 나올 수 있는 배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라미란은 보통 사람의 얼굴을 지녔지만 다채로우면서도 극명한 색깔을 지닌 사람이다. 지금도 많은 것을 보여주며 자신의 향을 내고 있지만 난 더 많은 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간 그 발톱이 정확히 드러날 거다"라고 확신했다.
 
신인 오연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손현주는 "앞으로 오연아를 눈여겨봤으면 한다"며 "그 배우는 작품을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들이 조금 다르다.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남들보다 폭넓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연아는 남들이 못 보는 빈틈을 본다. 감독이나 작가가 못 보는 여백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오연아다"고 극찬했다.
 
이런 손현주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이 있다. 바로 후배 배우들의 프로필이다. 작품 관계자에게 한 명이라도 괜찮은 후배들을 소개해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가능성 있는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형기획사나 소속사가 있는 친구들은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재능이 아깝잖아요. 추천해준다고 해서 다 되는건 아니지만 오디션을 볼 기회라도 주고 싶어요. 그렇게라도 손을 잡아주는 게 선배 배우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손현주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를 동료이자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을 시작할 때 나이와 상관없이 함께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털어놓는다. "나이는 별 게 아니에요. 그저 다 동료이고 친구죠. 상대방이 고민을 이야기 하면 저도 같이 제 고민을 말해요. 일방적으로 제가 듣고 풀어주는 게 아니라, 같이 대화를 해나가는 거예요."
 
손현주는 인터뷰 말미에 "지금까지 잘리지 않기 위해 죽기살기로 연기했다.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한 신 한 신 한커트 한커트를 만들었던 것이다"고 털어놓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진다.
 
"처음부터 악착같이 했는데 앞으로도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할 겁니다. 로맨스와 코미디 장르 등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저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이고 싶거든요."

남유정 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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