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4-09-14 15:16:03
여권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용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해 14일 “민주당 정권의 대북 굴종외교가 만든 현실”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혜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핵볕’으로 돌아온 ‘햇볕’ 정책은 민주당 정권의 대북 굴종 외교 산물”이라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가짜 평화’ 망상에서 깨어나 자신들이 초래한 북한의 핵 위협을 뼈아프게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그동안 은밀하게 운영돼 온 우라늄 농축시설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은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겠다는 꼼수”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제사회를 향한 으름장이자 무언의 협박”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북이 절대 핵을 개발할 리가 없다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북 핵실험이 ‘방어용’이라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내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두둔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이들이 장밋빛 망상 내지 무책임한 비호에 빠져 있는 사이에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며 역대 민주당 정부의 남북화해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그런데도 민주당은 반성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오로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대놓고 공개했다”며 “과거 대북·대중 굴종 외교가 만들어낸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은 북한 얘기만 나오면 평소와 달리 아주 과묵해진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곧 미국과 일본의 리더가 바뀐다. 우리 안보 상황도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정쟁과 방탄에만 몰두하지 말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과 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라늄 농축기지를 돌아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며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핵심 핵시설을 전격 공개한 것은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차후 대미 협상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미 지난 해부터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해왔으며,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