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첫날 행정명령만 100개 내린다

다음 주 20일 미 대통령 취임식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서명 예정
한국 정부, 소통 채널 부재 우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2025-01-13 18:18:01

미 육군 의장대가 1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리허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육군 의장대가 1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리허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으로 돌아온다. 2기 출범과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은 당일 100개 이상의 행정명령을 쏟아낼 기세지만, 탄핵 정국에 휩싸인 한국의 외교 라인은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일 미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외교와 교육, 무역 등을 아우르는 무더기 행정명령에 서명할 뜻임을 밝혔다.

통상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내각 후보 지명서, 포고문 등을 보고 받고 검토 후 서명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부터 주요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행정명령에 대량 서명할 예정이다. 행정명령은 굳이 의회를 통하지 않고도 곧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속전속결로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곧바로 거머쥐겠다는 계산이다.

AP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 국경 단속부터 에너지 개발, 학교 성 정책, 백신 의무화 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행정명령을 신속하게 서명할 수 있도록 측근들이 준비하고 있다”며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100개 이상의 행정명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준비 중인 행정명령의 대다수는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타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시작을 앞둔 이달 초 전 태평양 연안 석유 시추 금지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행정명령으로 내렸고, 격분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직후 (바이든의 행정명령을)즉각적으로 취소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건 불법 이민자 관련 행정명령이다. 최근 입국했거나 범죄 이력이 있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를 우선적으로 추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공약하며 최대 20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극단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국제 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료주의를 혁파하고 대혁신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예스맨’으로 똘똘 뭉친 2기 내각에서는 폭주에 제동을 걸어줄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외교적으로도 ‘미국의 이익과 상충되면 동맹국이라도 가차 없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철학이다. 이미 국제 무대에서는 트럼프의 미국이 자국우선주의를 넘어 신식민주의 조짐을 보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임에도 트럼프 2기 내각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한국 정부 차원의 채널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공식 참석하는 인사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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