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2025-05-20 09:37:38
야외 활동하기에 딱 좋은 계절,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영화의 향기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 부산 영화의전당의 대표 공익 프로그램인 야외상영회가 올해 시즌 막을 올렸다. 2012년 시작한 야외상영회는 전당 야외극장에서 무료로 명작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시민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어린이날 연휴였던 지난 6일 시작된 ‘2025 야외상영회’는 8월 5일까지 모두 열 차례 화요일 오후 8시에 시작한다. 당장 20일에는 박정민 주연의 ‘기적’(2021)이 스크린에 걸린다. 1980년대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시골 마을에 간이역을 유치하기 위해 분투하는 소년의 이야기로, 건강한 웃음과 따뜻한 여운을 전한다.
6월에도 가족과 노동, 우정 등을 그린 명작 3편이 관객을 맞는다. 우선 11일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2019).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한 리키가 예상 밖의 난관에 맞닥뜨리며 가족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휴먼 드라마다. 가족의 의미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켄 로치는 칸영화제가 애정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열네 번 초청받아 두 번의 황금종려상과 세 번의 심사위원상 주인공이 된 거장이다.
17일에는 ‘삶을 음미하는 법을 제안하며 마음을 데우는 영화’, 혹은 ‘자극 없이 치유되는 느낌의 영화’로 평가받는 일본 드라마 ‘일일시호일’(2019)이 소개된다. 이어 24일에는 ‘그린 북’(2019)이 극장을 찾는다. 교양과 우아함이 몸에 밴 흑인 피아니스트와 허풍과 주먹이 전부인 백인 운전기사가 연주 투어를 다니며 겪는 갈등과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린다.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다관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7월 1일 ‘비긴 어게인’(2014), 15일 ‘러브레터’(2025 재개봉), 22일 ‘더 폴: 디렉터스 컷’(2024), 29일 ‘청설’(2024)이 상영된다. 야외상영회 마지막은 8월 5일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가 장식한다.
무료 상영인 만큼 별도의 예매 절차나 티켓 없이 자유롭게 입장해 관람하면 된다. 비가 와도 정상 진행하며 QR 코드로 차량을 등록하면 최대 4시간까지 무료 주차도 가능하다. 영화의전당 홈페이지 참고. 문의 051-780-6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