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칠판 글씨가 안 보여요”… 소아근시 조기 발견 ‘최우선’

만 6~7세 성인 수준 시세포 형성
성장기 근시 발생 땐 진행 급속도
수술치료 대신 안경·렌즈로 개선
꾸준히 착용 시 67% 억제 효과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2025-06-24 07:00:00

부산성모안과병원 이새미 진료과장은 “눈 성장이 아직 멈추지 않은 어린이들은 근시에 더욱 취약한 만큼 조기에 근시를 발견해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부산성모안과병원 이새미 진료과장은 “눈 성장이 아직 멈추지 않은 어린이들은 근시에 더욱 취약한 만큼 조기에 근시를 발견해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영상 매체 시청 시간이 길어지면서 현대인들의 눈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이새미 진료과장은 “특히 눈 성장이 아직 멈추지 않은 어린이들은 근시에 더욱 취약하다”며 “이 시기의 시력 변화는 평생 눈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10명 중 6명 ‘근시’

이는 데이터로도 입증된다. 부산성모안과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근시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14만 명이며, 이 가운데 19세 미만 미성년자가 절반 이상(58%)을 차지한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0~9세 소아는 23%, 10~19세 소아·청소년은 35%에 이른다. 소아·청소년 10명 중 6명이 근시인 셈이다.

근시는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혀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보는 것이 어려운 굴절 이상 질환이다. 태어날 때는 보통 원시 상태였다가 눈이 성장하고 안축장 길이가 길어지면서 근시로 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만 6~7세가 되면 성인 수준의 시세포가 형성되지만 안구가 계속 자라는 성장기엔 눈도 계속 성장한다. 이 시기 근시가 발생하면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6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아이가 멀리 볼 때 눈을 가늘게 뜨거나 더 잘보기 위해 사물 가까이에 다가서는 행동을 할 때 근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진료과장은 “부모가 근시인 경우 아이도 근시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시기 시력 변화를 관찰하고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조기에 근시를 발견하고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이새미 진료과장이 눈 모형과 수정체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부산성모안과병원 이새미 진료과장이 눈 모형과 수정체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안경·렌즈로 시력 개선 시작

보통 어린 나이에는 시력교정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어려워 보통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여 시력 개선을 시작하게 된다. 최근에는 성장기 근시 교정과 억제를 위한 ‘스텔리스트 안경 렌즈’와 ‘드림렌즈’, ‘마이사이트렌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스텔리스트 안경렌즈는 어린이들이 혼자서도 쉽게 착용하고 관리할 수 있어 근시 관리를 위한 점안액이나 콘택트렌즈 사용에 실패한 경우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 안경과 동일하게 낮에 착용하며, 매일 12시간 착용으로 근시 진행을 67% 억제한다. 렌즈 표면의 40%에 1021개의 마이크로렌즈가 11개의 링 형태로 분포되어있어 모든 방향에서 선명한 시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시야의 편안함과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드림렌즈는 각막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시력 교정이 가능한 특수 하드렌즈로, 잘 때 쓰면 렌즈가 각막의 중심부를 편평하게 만들어 일시적으로 시력을 교정해준다. 드림렌즈 효과는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3~4일 유지된다. 수면 시에만 착용해 다른 렌즈에 비해 적응하기 쉽고 착용 도중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바로 착용을 중단하면 2~3일 후 원래 상태로 돌아가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착용 편한 마이사이트렌즈

부드러운 재질의 소프트 콘택트렌즈인 마이사이트렌즈도 활용해 볼 수 있다. 드림렌즈와는 달리 낮 동안 착용해야 하는 마이사이트렌즈는 인공심장이나 혈관 수술 등에도 활용하는 ‘퍼스퍼릴콜린’이라는 생체 친화적인 물질을 활용한다. 렌즈 표면에 수분층을 형성해 눈의 건조함을 줄일 수 있고 딱딱한 드림렌즈보다 착용이 편해 따로 적응 기간을 둘 필요가 없다. 마이사이트렌즈의 광학부는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근시 보정존과 물체의 상을 망막 앞에 맺히게 해 안축장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근시 완화존의 이중 초점 구조로 설계된 덕분에 착용 즉시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마이사이트렌즈는 드림렌즈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도근시 환자도 사용 할 수 있으며, 3년 동안 하루 10시간 착용 시 최대 59%의 근시 진행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하루만 착용하고 폐기하는 일회용 렌즈인 만큼 편리하고 위생적인 사용에 용이하다.

이처럼 렌즈 종류가 다양하고 사람마다 각막 형태와 근시, 난시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는 안과 병원에서 안경과 렌즈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 진료과장의 설명이다. 아이들의 경우 렌즈 착용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거나 위생 관리가 안 될 수 있는 만큼 보호자가 꼼꼼히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진료과장은 “아이의 근시를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6~7세 이후에는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통해 시력관리에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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