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7-14 15:03:59
CJ대한통운이 2년 만에 택배비를 인상했지만 물동량 하락 추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분기 초라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12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지원금 집행에 따른 경기 반등을 기대할 수밖에 처지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체 평균 추정치)는 122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2% 줄었다.
하지만 일주일 새 실적 추정치를 낸 증권사들은 영업이익 규모를 이보다 낮춰 잡았다.
상상인증권이 전년 동기보다 13.7% 줄어든 1081억 원으로 봤고, 대신증권 1095억 원, IM증권은 1114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1191억 원 등으로 제시했다. 컨센서스에 비해 실제 실적이 저조한 ‘어닝 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택배 부문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상상인증권은 택배 부문의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에 비해 26.4% 줄어든 454억 원으로 봤다.
택배 단가를 인상했지만 초기 프로모션으로 효과가 상쇄됐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택배 물동량 감소가 지속된 영향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초부터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등 기업 고객 택배비를 최대 100원 인상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GS25와 CU, 이마트24 역시 택배비를 최대 200원 올렸다. CJ대한통운의 택배비 인상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IM증권은 2분기 택배 평균판매단가(ASP)를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상상인증권 이서현 연구원은 “이번 분기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5% 감소를 예상한다”며 “5월까지 내수 소비 둔화가 지속하면서 1분기와 유사한 물동량 흐름을 기록했으나 6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해상·항공 국제물류 대행 사업인 글로벌 부문 역시 해상 운임 하락에 따른 실적 약세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 내외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항만 하역·창고 운영 및 운송 등을 담당하는 Cl(계약 물류) 부문과 W&D(물류창고)는 신규 수주 호조 지속으로 두자릿수 성장세가 기대된다. P&D(집화 및 배송)는 화물 플랫폼 ‘더 운반’이 서비스 매출에 합산되며 외형이 커졌다.
택배 부문은 3분기 집행되는 12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지원금이 반등의 열쇠를 갖고 있다. 소비 쿠폰은 대부분 이커머스사의 사용이 제한되지만 소비 진작에 따라 택배 물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IM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2020~2021년에 걸쳐 5차례의 재난지원금이 집행되었는데 높은 물동량 성장률이 있었다”며 “비대면으로의 소비문화 변화의 영향도 컸지만, 재난지원금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