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 | 2026-03-03 18:34:29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맞대결이 유력한 박형준(오른쪽) 부산시장과 전재수(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9일 부산 북구 만덕IC에서 열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서 개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단일대오’ vs ‘사분오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선거의 현주소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중앙과 지방이 일치단결해 시장 선거 승리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이 주축인 범야권은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으면 선거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범여권과 범야권의 극히 대조적인 준비 상황이다. 중앙당과 부산시당은 물론 소속 정치인들의 태도가 거의 비슷하다.
대표적인 범여권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부산의 1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별도의 후보를 내 서로 경쟁하더라도 부산시장 선거는 단일 후보를 밀어준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이와 달리 범야권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미 다른 노선을 택한 상황이다. 당초 이준석 대표가 ‘보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절윤(윤석열과의 단절)’ 요구를 거부하자 별도의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이다. 개혁신당에선 총리실 민정 사무관 출신인 정이한 중앙당 대변인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개혁신당이 3%만 득표해도 박 시장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앙당의 선거전략이나 방침도 정반대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재수 의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박형준 흔들기’에 매달린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9~13일 부산시장 후보자를 추가 공모키로 했다. 부산시장 유력 주자로 꼽히는 전재수 의원에게 출마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조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실제로 당 안팎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자가 있지 않느냐. 그분에 기회를 부여하고 부산이 갖는 전략적 상징성을 고려해 추가 공모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중앙당부터 박 시장 지원에 소극적이다. 부산의 실정을 잘 모르는 일부 인사들은 ‘안철수 차출론’ 을 거론하는 등 대안 찾기에 분주하고, 이정현 공천위원장은 3일 현직 광역 및 기초단체장을 향해 “더 이른 시점에 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사즉생의 각오로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적극 고려해달라”고 했다. 박 시장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 당 소속 지자체장에게 ‘현직 프리미엄’을 포기하라는 의미로, “지역의 실정을 외면한 철없는 소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분위기도 중앙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에선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지만 전 의원이 다소 우위를 점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초선인 주진우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고, 일부 부산 의원들은 박 시장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거나 비협조적이다. 박 시장 중심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약속대로 부산 출신인 황종우 한국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을 전 의원 후임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 대통령은 HMM 본사와 해양 관련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 등 ‘선물 보따리’도 계속 풀어놓을 예정이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중앙당은 지원은커녕 부산시장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당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여 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초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의 대조적인 선거 준비 상황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