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6-04-09 16:04:2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부산 북구 만덕동을 찾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 전 대표 SNS 캡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선거 출마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전날 부산 북구를 찾아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공천 관련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던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제동을 걸면서 후보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부산 북구를 찾아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오찬을 가졌다. 서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표의 출마를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의원은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 대표까지 지냈던 인물이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장동혁 대표가 크게 마음을 열고 북갑에서 ‘무공천’을 한다면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당을 이끄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 할 수 있도록 당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 전 의원은 “우리 당에서 현재 뚜렷한 주자가 없는 실정”이라며 “박민식 전 장관은 정치 도의상 출마가 맞지 않은 부분이 있고, 이혜영 변호사는 아직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했다. 2022년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부산 지역구를 떠난 박 전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최근 들어 북갑 출마를 굳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부산 구포시장과 사직구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부산 발전에 쓰는 돈이 그렇게 아깝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전날 지역 원로인 서 전 의원과 면담까지 진행한 만큼 사실상 출마지를 확정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한 전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최대한 빠르게 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다른 지역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할 경우 대구 수성갑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부산시장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해운대갑이 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국회의원 사퇴 시한인 오는 30일 전까지는 출마지를 공식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북갑 출마설이 거론되는 하 수석을 향해 “하GPT, 요새 할 일이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오는 것 같다”며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고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 출마를 만류하는 듯한 언급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하 수석은 “그러니까 말입니다”라며 웃어넘겼고, “할 일에 집중하겠다”며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만류인지, 당 안팎의 비판 기류를 의식한 정지작업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여수 서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농담으로 당의 그런 요청 넘어가지 말라고 하셨으니 저도 농담으로 말하겠다”며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분이면 당에서 요청하겠나”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조만간 하 수석과 직접 만나 출마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져 구애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와 하 수석의 빅매치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피로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쟁쟁한 이름이 연일 오르내리는 사이 정작 유권자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