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5-02 14:04:28
2일 오전 부산 서면의 한 빌딩에서 열린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선거 개소식이 끝난 뒤 장동혁 대표 등 국힘 지도부와 박 후보, 김문수 상임선대본부장 등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빈손 방미’ 논란에 낮은 지지율까지 겹치며 ‘패싱’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오랜만에 부산을 찾아 지방선거 승리와 단일 대오를 다짐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당 노선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내부 균열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에서 열린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 캠프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 대표를 비롯해 송언석 원내대표, 김문수 캠프 명예선대위원장, 조광한·김민수 최고위원,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 등 당 핵심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을 포함해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도 함께 참석해 자리를 채웠다. 김민전·김소희·김장겸 의원 등도 자리를 찾아 박 후보의 캠프 개소식을 축하했다. 당 지도부의 지역 현장 방문은 지난달 22일 강원도 일정 이후 처음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 각 광역자치단체장이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두며 ‘패싱’ 논란이 불거진 뒤 오랜만에 현장 방문에 나선 셈이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단일 대오를 강조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예비후보를 이기려면 보수 진영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질서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죄를 지우기 위해서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까지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를 기점으로 그동안 갈라진 마음을 모으고 우리가 하나 돼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단일 대오’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조경태 의원이 축사에서 장 대표를 면전에 두고 12·3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행사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조 의원의 축사 차례가 되자 객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조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원들을 향해 “가만히 있으라.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맞받아쳤고, 야유를 퍼붓는 강성 당원들을 향해서는 “여러분들 때문에 국민의힘이 지금 안 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강성 당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행사장은 한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참 답답하다”며 “장동혁 대표 연호하는 분들은 집에 가시라”고 날을 세웠다. 일부 참석자들은 고성을 주고 받았고 갈등이 격화되자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형준 예비후보가 민주당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을 막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수 대통합을 넘어 시민 대통합, 국민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축사 이후 단체사진 촬영 자리에서도 참석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캠프 개소식을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해야 할 시점이지만,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문제와 윤 전 대통령과의 노선 정립 문제 등 당내 균열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모습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낮은 당 지지율 문제 등으로 장 대표는 아마 다른 지역에 가더라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힘을 하나로 합쳐도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만 부각돼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