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공공기관’ vs ‘산업은행’… 공공기관 이전 공약도 엇갈려 [블라인드 정책 오디션]

① 경제·일자리

전재수 “해양수도 완성에 부합”
전략 일관성 불구 구체성 부족
박형준 “산은 이전 거대한 미완”
연계 구상 좋지만 현실성 의문
대기업 유치 전략·해양수도 등
경제 분야 정책 접근 방식 판이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6-05-12 18:55:07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부산시장 여야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12일 영도구 국립한국해양대학교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왼쪽)와 같은 날 국민의힘 부산시당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박형준 후보. 정대현·이재찬 기자 jhyun@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부산시장 여야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12일 영도구 국립한국해양대학교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왼쪽)와 같은 날 국민의힘 부산시당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박형준 후보. 정대현·이재찬 기자 jhyun@

<부산일보>가 6·3 지방선거를 맞아 실시한 부산시장 후보 ‘블라인드 정책 오디션’ 1차 평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경제·일자리·해양수도·공공기관 이전 등 4개 질문에 각기 다른 청사진을 내놓았다. 금융·경제 정책 관련 분야 전문가 4인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정당과 이름을 가린 무기명 답변지를 토대로 5대 지표(구체성·실현가능성·시민체감도·혁신성·공정형평성)에 따라 1~5점을 부여했다. 평가 결과는 25점 만점에 전재수 후보 18.25점, 박형준 후보 17.25점으로 격차는 1점이었다. 질문 항목별 부제 중 파란색은 전 후보, 빨간색은 박 후보의 핵심 정책이다.

1. 대기업 유치 전략

전 후보는 “대기업 유치에는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 인프라, R&D 인력 지원 등 복합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의 시간과 수고를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장 직속 ‘부산 세일즈단’을 설치해 이전·투자 기업 발굴, 유치, 이전 완료까지 전 과정을 직접 챙기고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동남권투자공사·국민성장펀드와의 연계로 보조금의 한계를 극복하고, 규제해소 등도 정부와 긴밀한 협력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후보는 “HMM 본사 이전을 진행 중이고 부산의 산업 전환에 필요한 피지컬 AI 기업 등을 필두로 부산의 인프라가 필요한 국내외 기업을 유치할 것”이라며 “첨단복합소재·로봇·바이오헬스 앵커기업도 선제적으로 발굴·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현금을 뿌리는 유치전이 아니라, 확실한 수요와 인프라로 대기업이 먼저 찾는 도시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부산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364만 명, 관광객 소비 1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며 “‘부산에 오면 매출이 보장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호텔·F&B·유통·엔터·플랫폼 기업에 강력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제·보조금·규제완화·교통망·인력양성을 패키지로 한 ‘가덕신공항·신항 연계 글로벌 허브 특구’를 통해 기업이 오면 바로 매출과 인재, 인프라를 만나는 도시로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단은 전 후보의 시장 직속 세일즈단 구상에 대해 동남권투자공사·국민성장펀드 연계를 언급하고 기업의 시간과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을 핵심 인센티브로 제시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유치 목표 기업과 일자리 창출 목표치, 투자 규모가 다소 추상적이라는 점은 보완 과제로 꼽혔다. 박 후보가 내세운 도시 매력도 중심 전략은 차별성이 있고, 관광·물류·교통 인프라와 연계한 글로벌 허브 전략도 방향성이 분명해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지와 일자리 창출 목표치, 실제 제공할 인센티브에 대한 구체성은 부족하다며 기업 입장에서 체감 가능하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 해양수도·북항재개발

전 후보는 “북항을 비즈니스, 금융, 교육, 문화, 주거가 결합된 국제해양복합단지로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인접 지역에 해양금융지식벨트·해양신산업벨트·미래형 해양특구벨트·수산블루벨트를 조성해 해양복합클러스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를 위한 4단계 추진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해양수도특별법·5극3특 체계에 기반한 국비 지원으로 도로·공원·트램 등 기초 인프라 구축 △공공기관이 출자하는 전문 독립기구 ‘공공SPC’ 설립을 통한 사업 추진 속도 제고 △토지 분양매각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민간의존 개발방식에서 공공주도개발방식으로 전환, 기초 인프라와 앵커 문화시설(개폐식 돔구장 등)에 선제적으로 적용해 민간 투자 유도 △토지 공공 소유·임대 방식으로 민간사업자 초기 사업비 부담을 줄여 기업 입주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다.

박 후보는 “북항을 단순히 지방 해양수도에서 그칠 게 아니라 부산을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도시로 도약시키는 테스트베드가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제 부산은 ‘국내 해양수도’라는 관점을 벗어나, 해양디지털 산업과 결합한 세계 해양데이터 허브 도시로 비전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공항·항만·철도가 연결되는 3축 위에 세계적 문화콘텐츠, 글로벌 창업 생태계, 해양기관 집적, 외자 유치를 유기적으로 묶어 싱가포르·상하이와 직접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가덕신공항과 북항을 잇는 급행 교통망을 구축해 ‘공항에서 북항까지 20분 시대’를 현실로 만들고, 북항 재개발부지는 문화·MICE·오피스 복합 개발과 공격적인 외자 유치로 랜드마크 착공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단은 전 후보의 공공주도 4단계 방안에 대해서는 북항 유찰 문제 해결의 구체성이 있고 혁신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재무 부담을 공공기관이 떠안는 구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 후보의 ‘세계 해양데이터 허브 도시’ 비전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랜드마크 부지 유찰 문제 등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 북항 2단계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은 빠져 아쉽다고 짚었다.

3. 2차 공공기관 이전

전 후보는 “부산 이전의 1순위는 해양 분야 공공기관이며, 이들 기관은 해양수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해양수도와 5극3특 균형성장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와도 부합한다”고 답했다. 그는 “해양, 금융, 영상 등 기존 이전 공공기관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해양수도 완성에 필요한 기관을 중심으로 부산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 정부 설득 방안에 대해서는 “부산은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이며, 도시 인프라 역시 완비되어 있고, 해수부 이전, HMM 등 해운 대기업 본사 이전 등 해양수도로서 기능이 집적되고 있는 상황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극항로, 해양AI전환, 부산항-칼리파항(UAE) AI항만 공동프로젝트 등 현안에 대해 이미 준비되어 있음을 비전과 내용으로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산업은행은 부산의 ‘거대한 미완성’으로, 이전 대상 기관 지정과 행정절차가 이미 마무리된 만큼 남은 것은 산업은행법 개정뿐이며 반드시 부산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수도권 기업·에너지·해운·조선 대기업에 집중된 정책금융 구조를 해양·에너지 산업이 밀집한 동남권으로 재편하는 것이야말로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과제”라며 “3조 원 규모 동남권투자공사는 결코 산업은행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은행 이전은 HMM 본사 이전, 해양수산부 이전, 가덕신공항·신항·북항과 연계된 수출입은행 동반 이전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조선·해양플랜트를 담당하는 중앙부처와 해양·ESG 금융·보험 등 데이터 전문·공공기관까지 집적해 동남권을 수출·정책금융의 거점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평가단은 전 후보에 대해서는 해양 분야 우선 유치 전략의 일관성, 이전 기관 임직원 정주 만족도와 도시 인프라를 근거로 활용한 점이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유치 기관명 명시, 산하기관 이전 범위에 대한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후보의 산업은행 이전 목표와 수출입은행 연계 구상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노조 반대 등으로 산업은행 이전 추진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밝혔다.

▶종합평가

4개 분야 답변을 종합한 지표별 평가에서 두 후보의 강점은 분명히 갈렸다. 전 후보는 실현가능성(3.75점)과 혁신성(4.25점)에서 우위를 나타냈다. 동남권투자공사 조기 설립, 북항 공공SPC 설립, 시장 직속 부산 세일즈단 설치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한 다양한 실행 방안을 촘촘하게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 후보는 시민체감도(3.5점)에서 앞섰다. ‘공항에서 북항까지 20분’, 외국인 관광객 364만 명·관광 소비 1조 원 등 시민 생활 밀착형 지표를 활용해 정책 비전을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구체성은 두 후보 모두 3.75점으로 동률이었다. 단계별 추진 로드맵, 임기 내 정량 목표치가 부족하다는 공통 지적이 나왔다. 가장 낮은 점수는 공정·형평성으로, 전 후보는 3.25점, 박 후보는 3.0점을 받았다. 부산 전체 성장 전략은 제시됐으나 원도심·청년·취약계층 등 균형발전 관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두 후보 간 종합점수 격차가 1점인 만큼 어느 한 후보의 우위로 단정하기보다 시민의 우선순위에 따른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량적 추진 로드맵 보강은 두 후보 공통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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