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6-25 17:13:47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주류였던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PK(부산·경남·울산) 의원들의 당내 입지가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경남을 지역구로 둔 정점식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 이어, PK 의원들이 정책위의장 등 요직에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차기 보수 재편 과정에서 PK 의원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이성권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찬 모임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24일 장동혁 대표 기자회견 내용을 평가하고 장 대표의 거취에 대한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주류였던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PK(부산·경남·울산) 의원들의 당내 입지가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경남을 지역구로 둔 정점식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 이어, PK 의원들이 정책위의장 등 요직에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차기 보수 재편 과정에서 PK 의원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경북 김천시를 지역구로 둔 송언석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점식 원내대표는 경남 통영·고성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이다. 정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부산 재선 김미애(해운대을) 의원이 원내정책수석으로 선출되면서 원내 핵심으로 떠올랐다. 변호사 출신인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를 맡았고, 당 정책조정위원장과 약자동행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복지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재선 박수영(부산 남) 의원은 정점식 원내대표의 정책위의장직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에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지낸 박 의원은 경제·재정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로부터 정책위의장직 제안을 받고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에서는 5선 중진인 김기현(남을) 의원의 영향력이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최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가입으로 관심을 모은 국회의원 연구 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이끌고 있다. 포럼에는 나경원·윤상현·김정재·이만희 의원 등 구주류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고, 친한계와 중립 성향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 3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한 의원의 1호 법안 공동발의에도 참여하는 등 유력 보수 대권 주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이끄는 미래혁신포럼이 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과 오 시장의 의원들과의 접점 확대에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재선 이성권(사하갑) 의원은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의 간사를 맡고 있다. 20여 명의 의원이 소속된 이 모임은 장동혁 지도부 거취 문제를 비롯한 당내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3일 선거제도 개혁방안 토론회를 개최했고,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김기현 의원 등 당 중진을 포함해 계파를 불문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개혁신당 원내대표인 천하람 의원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참석하면서 보수 통합 출발점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경남 4선 중진인 김태호(양산을) 의원은 당대표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장동혁 대표 거취를 놓고 “책임지는 질서있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보수의 주축을 담당해 온 TK 의원들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PK 의원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강경 보수 이미지를 가진 TK 의원들 대신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PK 의원들이 당 주축을 맡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PK 의원 2명과 충청을 기반으로 한 후보 1명이 대결을 벌였고, TK 의원은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결선 역시 PK 지역 후보들 간 박빙 승부로 이어지면서 당내 PK 지역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TK가 강성 보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보수 재편의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PK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총선이 다가올수록 보수 진영도 차기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당이 결집할 가능성이 큰 만큼 수도권이나 PK 지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