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6-06-25 18:03:00
부산 해운대구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 시계가 사실상 멈춰 섰다. 2024년 본입찰이 무산된 이후 현재까지 매각이 답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시설로 묶인 용도 제한이 가장 큰 걸림돌인데, 부산시도 용도변경 계획이 없어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롯데 입장에서는 계속 운영하기에는 수익성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쉽게 팔 수도 없는 ‘계륵’같은 자산이 된 것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024년 11월 매각 주관사가 진행한 본입찰이 성과를 내지 못한 이후 현재까지 관심을 보이거나 매매에 대해 문의해 온 시행사는 없다. 당시 지역 시행사와 운영사 등이 참여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는데, 현 상황도 사실상 제자리다.
매각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부지의 용도 때문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판매·영업시설과 문화·집회시설만 가능하다. 아파트나 오피스 등 수익성이 높은 개발이 불가능해 시행사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용도 제한이 유지되는 한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으로 계속 운영해야 한다면, 업계 상위권인 롯데도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하는 곳을 누가 인수하겠느냐”며 “용도가 바뀌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는 2023년 판매시설에 업무시설과 운동시설 등을 추가할 수 있도록 부산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시는 현재도 용도변경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특정 부지만 용도를 바꿔 주면 특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용도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 사이 점포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부산 대표 상권인 센텀시티에 자리하고 있지만, 바로 옆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비해 존재감이 크게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대 규모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가 명품 브랜드와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앞세워 상권을 주도하는 동안 롯데는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현재 명품 브랜드 매장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2022년 하반기 명품 브랜드가 철수한 뒤 1층 공간은 여러 브랜드를 거쳐 2024년 7월 무신사가 입점했다. 젊은 층 고객 유입을 위한 시도였으나 신세계백화점 수준의 집객 효과를 갖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SPA 브랜드와 캐주얼 브랜드 위주로 백화점이 운영되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백화점(신세계, 롯데, 현대, 갤러리아, AK) 65개 점포 가운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지난해 매출 순위는 62위에 그쳤다. 최근에는 지하 1층 천장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당분간 매각 검토와 운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운영 활성화 방안 모색과 매각 등 다양한 점포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