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4-17 14:51:26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물론 프로야구 팬 중에서 누구도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롯데의 유격수 전민재 이야기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돼 온 그가,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듣던 그가 팀당 20경기 정도씩 치른 2025 프로야구에서 놀랍게도 타격 1위에 오른 것이다.
전민재는 지난 16일 현재 20경기에 출장해 58타수 23타를 쳐 타율 0.397을 기록했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치는 바람에 전날까지 4할이었던 타율이 3할대로 살짝 떨어졌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전민재는 4월 들어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는 점이다. 지난 4일 3타수 무안타에 그치더니 다음 날부터 16일까지 11경기에서 연거푸 안타를 때려냈다. 이 기간동안 44타수 20안타, 타율 0.455를 기록했다.
전민재는 4월 초까지만 해도 주전 유격수라고 보기 어려웠다. 박승욱, 이호준 등과 수시로 교체됐다. 3일까지 타율도 0.167에 그쳤다. 하지만 4일부터 안타 행진을 시작하더니 15일에는 0.407까지 올랐다. 타격 상승세에 힘입어 주전 유격수가 됐고 타순도 2번으로 올라갔다.
전민재는 지난해 11월 롯데와 두산의 3대1 트레이드 때 부산으로 왔다. 애초 그를 데려온 이유는 수비력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두산에서 사령탑으로 일할 때 1군에 데뷔시킨 선수여서 유격수뿐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수비력이 좋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데려온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전민재의 문제는 타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평가를 들었던 선수가 타격 1위에 올랐으니 충격적일 정도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시즌이 끝나고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4할을 친다고 큰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 그냥 현재 좋은 흐름이 와서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석에서 움직임이 조금 적어진 것 같다. 딱 잡아놓고 친다.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민재가 좋은 타격을 보인 덕분에 롯데는 상승세에 올라섰다. 최근 2연승, 최근 5경기 4승 1패를 기록하면서 10승 1무 10패, 승률 5할로 올라섰다. 최하위였던 순위도 공동 4위까지 올랐다. 그 중심에 전민재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전민재는 두산에서 백업 수비수였다. 지난해 100경기에 출장한 게 프로야구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이었다. 롯데가 전민재를 트레이드했을 때도 백업 수비수 정도로 평가했던 게 사실이다. 그랬던 선수가 올 시즌 초반 팀의 복덩이로 변신한 셈이다. 그의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