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2026-06-18 18:30:25
탈핵부산시민연대 회원들이 18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신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부지 선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기장군 유치가 확정된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미래 산업 기반 확대를 기대하며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환경단체는 “시민 안전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해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이하 연대)는 18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장군에 유치 확정 발표가 난 SMR 유치 철회를 요구했다.
연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핵발전소 반경 30km 내 거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부지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진행된 주민 여론조사가 종료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부지 선정 결과가 발표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연대 측은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의미가 채 가시기도 전에 한수원이 고리 1호기보다 설비용량이 큰 700MW(메가와트)급 SMR 부지를 기장군으로 결정했다”며 “정부는 마치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핵발전소 유치를 신청하고 주민이 결정한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이는 본질을 호도하는 기만극”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연대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및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건설 △고리 1호기 해체 안전성 확보 등을 시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시가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외면하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 한수원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신규 원전 건설 후보부지로 부산 기장군과 경북 영덕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장군에는 SMR 1기, 영덕군에는 대형 원전 2기가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시와 기장군은 SMR을 통해 지역 경제 성장 동력이 마련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장군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SMR 지원 특별법’과 연계해 첨단 원자력 산업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관련 신산업 생태계 구축과 일자리 창출까지 꾀한다는 구상이다.
기장군에 들어설 SMR 사업은 2028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후 주민 의견 수렴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 추진될 예정이다. 2030년에 착공해, 2035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