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5-08 18:08:52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은 올 시즌 부산 사직구장에서만 서면 작아졌다. 원정 경기에서는 4승을 거뒀지만, 사직 홈에서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무엇보다 데이비슨은 7일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사직에서만 무려 평균자책점 5.00로 부진했다.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데이비슨이 열광적인 롯데팬들 앞에서 너무 부담을 가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의 데이비슨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데이비슨은 이날 7과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즌 5승(무패)째를 챙겼다.
데이비슨의 이날 투구는 눈부셨다. 7회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는 물론이고, 투구 내용도 흠잡을 게 없었다. 이날 전까지 데이비슨의 이닝당 투구수는 16.6개 였다. 에이스급 투수의 투구수에 다소 미흡했다. 하지만 이날 이닝당 투구수는 13개 였다. 그만큼 효율적이고 공격적인 투구를 한 셈이다. 8회 1실점을 하지 않았다면 완봉승도 노려볼만할 구위였다.
마운드에 데이비슨이 있었다면 타석에서는 빅터 레이예스가 맹활약했다. 레이예스는 시즌 3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타율 0.321을 기록하며 KBO리그 전체 순위 9위에 올랐다. 이날 SSG와의 경기 3회말 터진 3점포는 레이예스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0-0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레이예스의 홈런 한 방으로 롯데로 기울었다. 롯데는 레이예스의 3점포에 이어 손호영과 이호준의 적시타마저 터지면서 5-0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든든한 타선 지원은 데이비슨에게 큰 힘이 됐고, 호투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날 홈런은 레이예스가 KBO리그에서 처음 기록한 두 경기 연속 홈런이다. 레이예스는 지난해 202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안타 신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레이예스는 홈런 타자이기보다는 중장거리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레이예스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투타 외국인 듀오의 맹활약 속에 롯데는 3연패 뒤 2연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22승1무16패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어깨 부상으로 정밀 검진을 받은 찰리 반즈는 8주 진단이 나왔다.
롯데는 반즈의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체 선수 영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