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최대 40% 줄이고 주민 밀집지역은 송전선 지중화…“주민 피해 최소화”

기후부,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방안’
국가기간망 주변 ‘계통 햇빛소득마을’ 조성
세대별 연간 300만 원 수준까지 소득 보장
송전망 입지선정 절차 개선…주민의견 충실 반영
수도권 대규모 전력망 확충…'반발' 완화 미지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2026-09-15 15:23:29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지산지소형 전력시스템.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지산지소형 전력시스템.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3대 메가프로젝트와 맞물려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망 적기 확충이 시급한 가운데, 정부가 송전망 주변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송전탑 건설을 최대 40% 줄이고 주민 밀집지역은 송전선을 지중화하는게 핵심이다. 송전망 주변에는 '햇빛소득 마을'을 조성해 가구당 최대 연간 300만 원대의 소득을 보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송전망 일부 구간을 통합·지중화하고 경로를 조정하는 것 외엔 비수도권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에 공급하는 대규모 송전망을 기존 계획대로 건설한다는 데 방점이 찍힌 방안이라 반발을 누그러트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5일 국무회의에 이 같은 내용의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을 보고했다. 기후부는 송전망 주변지역 주민대표와의 세 차례에 걸친 간담회, 지역 건의사항과 현장 애로사항 등을 반영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새롭게 건설하는 철탑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기후부는 송전선로를 신설할 때 주변 기존 선로를 철거한 뒤 통합하거나, 신설 선로들을 통합해 송전탑 건설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2회선 송전선로를 2개 놓는 대신 4회선 선로를 하나 놓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설하려는 국가기간 전력망 2169km 중 신광주-신임실, 신해남-신장성, 광양-신진천, 신해남-신장성 선로의 일부구간을 통합하는 등 최대 969km 통합함으로써 건설할 송전탑을 최대 47%인 2214기(4723기→ 2509기) 줄이는 것이 기후부 계획이다. 기후부는 송전선로를 신설할 때 기존 선로와 통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도록 고시를 개정하기로 했다.

주민 밀집지역에서는 송전선 지중화를 확대해 나간다. 기후부와 한국전력공사(한전)는 국가재정을 투입해 거주지 주변을 지나고 반발이 심한 구간은 송전선을 지중화하기로 했다. 현재 장성군 주민 밀집지역, 대전 유성구, 군산·청양, 세종·청주 등 여러 지역에서 지중화 방안을 우선 검토한다. 여러 송전선로가 집중되는 신규 345kV(킬로볼트) 변전소의 인출 구간(2km 내외)은 지중화를 우선할 계획이다. 경로가 일부 조정되는 선로도 있다.


지난해 4월 2일 준공식을 가진 국내 최장기 송전망 지연 사업인 충남 북당진∼신탕정(아산) 345kV(킬로볼트) 송전선로 모습. 산업통상부 제공. 부산일보DB 지난해 4월 2일 준공식을 가진 국내 최장기 송전망 지연 사업인 충남 북당진∼신탕정(아산) 345kV(킬로볼트) 송전선로 모습. 산업통상부 제공. 부산일보DB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송전망 주변지역 마을에는 ‘계통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해 주민들의 소득 창출을 지원한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따라 경과지역 지방정부에 지급되는 지원금(km당 20억 원)을 활용해 전력망 주변마을에 햇빛소득 태양광 설치(300kW~1000kW)를 전폭 지원한다. 이를 위해 연내 전력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방정부 지원금의 3분의 2를 전력망 주변지역의 마을 태양광 설치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가기간전력망 주변지역은 많게는 세대별로 연간 300만 원 수준까지 소득 창출이 기대된다.

국가기간 전력망에 대해선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른 지원금에서 주민에게 직접 지원되는 비중을 확대하고 전력망 300m 내 근접 지역과 2개 이상인 밀집지역엔 지원금을 더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른 지원사업가 물가상승률(연 약 2%) 등과 연동돼 매년 늘어나도록 시행령도 개정된다.

입지선정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등 송전망 건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의견도 충실히 반영한다. 우선 입지선정 초기부터 주민들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토록 의무화하고, 입지선정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사업설명회 횟수도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확대한다. 기후부는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위원회(입선위)가 구성되기 전 지자체와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입선위 주민 참관은 그간 예외적으로만 허용됐는데, 앞으론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예외적으로만 불허된다. 기후부도 입선위 회의에 참여해 회의운영 과정을 살펴보고 민주적인 회의운영을 담보할 계획이다.

필요시 입선위 위원에 더해 주민도 참여하는 권역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주민이 직접 경과노선안을 검토하고 입선위에 상정·의결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최적 경과 대역 결정 전 후보 경과 대역은 원칙적으로 2개 이상 도출해 주민대표들의 입지 선택권을 확대한다.

기후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 중 전력계통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으며, 전기본 수립 이후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을 세울 때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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