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무적 판단은 내가”…곳곳서 무리수 확인된 동해 가스전

감사원 감사 결과, 극히 낮은 실현 확률에도 과장 홍보
윤 전 대통령, 산업부 만류 무시 시추 일정까지 개입
7건 위법·부당사업 적발, 관련기관 처분 요구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6-09-16 16:38:20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6월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는 모습. 윤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6월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는 모습. 윤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극히 낮은 실현 확률에도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주무 부처 장관을 질책하며 임기 내 시추를 압박하는 등 집행 과정의 부적절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2023년 10월 석유공사로부터 ‘7개 유망구조·최대 140억 배럴·탐사성공률 20% 안팎’이라는 내용의 용역 결과를 받은 뒤 2024년 5월 대통령실에 관련 내용을 대면 보고했다. 당시 산업부는 낮은 성공 가능성을 우려해 대외 홍보 자제를 건의했지만, 대통령실이 대국민 발표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대통령실에 과도한 기대감 조성 등을 우려해 ‘자원량’이 아닌 ‘면적’ 표현을 대안으로 건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최대 140억 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취지의 발표를 강행했다고 한다. 140억 배럴은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별 최댓값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7곳 모두 상업 탐사에 100% 성공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산술적 최댓값(0.0002%)을 정부가 마치 실현 가능한 기대치인 것처럼 발표했다는 것이다.

시추가 결정된 대왕고래 구조도 당시 지질학적 성공확률(석유·가스 발견 확률)이 19.1%로 예측했는데, 이는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성공 확률보다도 낮은 것이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시추 계획 수립에도 적극 개입했다. 산업부는 같은 해 9월 대통령실에 2024∼2026년 3개공을 석유공사가 단독 시추하고 2028∼2029년 나머지 2개공을 시추하는 계획을 보고했으나, 대통령실은 대통령 임기 내(2027년 5월)로 시추 계획을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안덕근 당시 장관이 일정을 단축한 시추계획(2028년 1분기 완료)을 보고하며 ‘일정 관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일정 재수립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안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026년까지 1개공을 제외한 4개공을 추가 시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명경쟁입찰 및 기술평가 부당 실시, 충분한 검증 없는 조급한 시추 추진 등 모두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해 관련 기관에 처분을 요구하거나 통보했다. 다만 산업부의 대통령실 보고 및 대통령의 발표 등과 관련해선 관련 법·규정이 없어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