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의 급성장으로 촉발된 한국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이 현실화됐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게임사들이 이번 실적시즌에서도 웃었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업계 1위 자리는 연매출 1조8천86억원을 기록한 넥슨에게 돌아갔다. 2위는 모바일 파워로 2014년 NHN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지난해 엔씨소프트까지 제친 넷마블게임즈가 차지했다.
반면 '게임맏형'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는 지난 한해동안 기존 라이브 서비스와 게임개발에 집중하면서 매출성장 곡선이 정체, 넷마블에 뒤쳐진 3위로 내려 앉았다.
11일 엔씨소프트를 끝으로 국내 톱3 게임기업들의 2015년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넥슨은 지난해 전년대비 10% 증가한 1조8천86억원의 매출과 37% 늘어난 5천9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넷마블게임즈 또한 1조72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86% 성장, 2011년 넥슨에 이어 게임기업 사상 두 번째로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8% 확대된 2천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는 전년동기 대비 0.05% 줄어든 8천382억원 매출로 제자리걸음했으며, 영업이익은 15% 쪼그라든 2천37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넥슨과 넷마블게임즈의 성장 원동력의 베경으로는 단연 모바일게임이 꼽힌다.
넥슨은 지난 한해동안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지역에서 78% 성장하며 뒤늦게 출발한 모바일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해 내놓은 모바일게임 '도미네이션즈'가 전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1천700만건을 돌파한 데 이어 '히트'가 한국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순위 1위, 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신규 게임들의 초기 성과가 높게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라이브 온라인게임들이 안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온라인게임부문 매출 또한 전년대비 7% 확대됐다.
넷마블게임즈도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등 장수 인기 모바일게임의 지속적인 흥행과 '레이븐', '이데아', '백발백중' 등 신작들의 인기몰이로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글로벌 2억 다운로드와 누적 매출 5천억원을 돌파한 '모두의 마블', 출시 6개월 만에 글로벌 3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마블 퓨처파이트', 작년 10월 글로벌시장 진출 후 태국·인도네시아 등 13개국에서 매출 톱10을 기록한 '세븐나이츠' 등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실제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4년 17%에서 2015년 28%로 증가했으며, 4분기에는 약 40%로 확대되는 등 해외 성과의 본격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종의 신작도 내놓지 못하면서 업계 매출 3위로 밀려났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
이 회사의 대표 타이틀인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이 역대 최대치인 3천129억원과 1천139억원의 연매출을 내며 매출 유지에 힘을 보탰지만 성장을 이끄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출은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이익 부문은 개발 및 투자비용 집행 등으로 예년보다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시장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확실히 재편됐다"며 "과거 온라인 영역을 잡은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면, 향후에는 온라인과 모바일 두 축 모두를 완성한 기업이 살아남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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