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6-24 16:54:07
부산 서쪽에 위치해 그간 변두리 학교로 평가받아 온 구덕고와 낙동고가 최근 정계·법조계 주요 인사들을 배출하면서 지역 신흥 명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부산 정가는 ‘낙동고 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해수부 부산 이전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게 될 전 의원은 1971년생으로 구덕고 3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해수부 이전 드라이브를 걸면서 전 의원은 현 정권에서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인공지능) 세계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국가 전략을 총괄하는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도 구덕고를 졸업했다. 구덕고 9기인 하 수석비서관은 40대이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새롭게 신설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으로 합류하면서 AI산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시선이 집중됐다.
야권에서는 지난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북갑 지역구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졌던 김재현 인천대 상근감사가 구덕고 출신이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 업계에서 새 역사를 써내려갔다고 평가받는 김 감사는 1기로 구덕고 맏형이다. 다음 총선에서 전 의원과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구덕고 선후배 매치가 성사돼 정가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낙동고도 구덕고 못지않게 굵직한 정치·법조 인사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우선 이재명 정권에서 강하게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검찰개혁의 밑그림 작업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에 전문위원으로 합류한 오창석 위원이 낙동고 출신이다.
낙동고의 경우 특히 법조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마용주 대법관이 대표적인 낙동고 출신 엘리트 법관이다. 그는 1997년 서울중앙지법 전신인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과 윤리감사관,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선임재판연구관,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2021년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되는 등 법조계에서 핵심 자리를 모두 맡았다.
또한 이재명 정부에서 기능 강화가 기대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장인 오동운 처장은 마 대법관과 낙동고 12기 동기다. 오 처장은 1998년 부산지법 예비판사로 공직에 입문, 서울고법 판사, 헌법재판소 파견법관, 울산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내란·김건희·순직 해병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이 공수처에 인력 파견 등을 요청하면서 3특검 정국에서 공수처의 위상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오 처장의 입지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