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2-06-03 13:29:27
“이번 작품을 하고 엄마의 마음을 더 이해하게 됐어요.”
JTBC 드라마 ‘그린 마더스 클럽’을 마친 배우 주민경은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이 초등 커뮤니티를 다룬 데다 그 안에서 활동하는 여러 성향의 엄마를 비춘 덕분이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민경은 “연기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입을 뗐다.
이 드라마는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관계망을 그린다. 주민경은 극 중 엄마들에게 자존심을 굽히고 정보를 얻으러 다니는 ‘박윤주’를 연기했다. 배우 이요원·김규리·추자현·장혜진과 함께 커뮤니티 안 학부모를 연기하며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빚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엄마 배우들과 달리 주민경은 미혼이다. 처음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주민경은 “어색하거나 가짜처럼 안 보였으면 했다”며 “그래서 대본을 더 꼼꼼하고 촘촘하게 보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선배들이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응원과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힘을 많이 얻었죠. 실제로 결혼을 하시고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라 연기에도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주민경은 극 중 이요원이 맡은 ‘이은표’처럼 실제로 프랑스에서 미학을 전공했다. 실제로 배우 한지민과 연기 호흡을 맞춘 전작 ‘봄밤’에서 수준급 불어 연기를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주민경은 은표가 천재 작가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걸 공감할 수 있었다며 “나도 그런 적이 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학교 다닐 때 천재성을 보이는 친구를 보면 자괴감이나 자격지심이 들더라고요. 비슷한 감정일 것 같아 공감이 갔죠.”
주민경은 “미술과 연기는 다른 종류의 예술이라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미술은 도구를 이용해 내가 만드는 예술이라면, 연기는 감독님과 작가님의 도구가 되는 행위예술”이라고 말했다. 20대 중반에 연기를 시작한 주민경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너무 하고 싶어 늦게나마 도전하게 됐다”며 “시작할 때 적어도 5년은 해보자 싶어 무작정 프로필을 들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고 회상했다. “지금도 그림을 놓진 않았어요. 드라마 끝나고 단체 전시가 잡혀서 급하게 작품을 그렸죠. 지금 파주에서 전시 중이에요.(웃음)”
2014년 드라마 ‘유나의 거리’로 연예계에 데뷔한 주민경은 그간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영혼수선공’ ‘지리산’ 등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왔다. 인터뷰 말미 그는 부산에 애정을 드러내며 “힘이 들 때 부산에 가는데 그때마다 힘을 얻고 온다”고 했다. 앞으로의 다짐도 곁들인다. “가짜처럼 보이는 연기를 경계해요. 매 순간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