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 스푼에 낭만 더하기…부산 도서관들, 야외로 나가다!

야외서 자유롭게 책 읽는 ‘북크닉’ 인기
부산 곳곳 야외 도서관 이벤트 열려
다양한 책 구비, 영화 상영·음악 공연도
책 읽고 대화하는 등 야외 공간 선호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2025-06-11 09:00:00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열린 ‘잔디밭 도서관’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열린 ‘잔디밭 도서관’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열린 ‘잔디밭 도서관’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열린 ‘잔디밭 도서관’ 모습. 부산일보DB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북크닉(북(BOOK/책)+피크닉(Picnic/소풍)’ 열풍이 부산에 상륙했다. 6월, 부산의 주요 도서관과 문화단체들이 부산 곳곳에 야외 도서관을 차리고 시민들을 초대하고 있다.

과거 도서관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조용하게 책만 읽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도서관 역시 트렌드에 맞춰 과감하게 변신했다. 수백 권에서 수천 권의 책을 들고 잔디밭으로, 바다 옆 모래사장에, 나무숲 아래 야외 도서관을 꾸몄다. 부드러운 쿠션을 닮은 빈백부터 해먹, 의자, 침대, 돗자리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새롭게 책 읽는 매력에 빠지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은 지난 4월 24일부터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 ‘잔디밭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잔디밭 도서관은 5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해는 운영 기간을 늘리고 다양한 연령대의 책과 편의 시설을 구비해 더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5월 중순 이용객이 2만 명을 돌파했으며, 주말이면 시민공원 잔디가 알록달록한 빈백에 누워 책 읽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아이를 위한 동화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책이 마련돼 있으며 외국인을 위한 원서, 그림 도록 같은 예술 책도 만날 수 있다.

책 읽기 외에도 요가와 독서 명언을 결합한 ‘운동하는 도서관’, 편하게 힐링할 수 있는 음악 공연 등도 함께 열리고 있다. 올해 야외 도서관은 15일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해변 도서전’ 모습. 부산일보DB 지난해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해변 도서전’ 모습. 부산일보DB

지난 2023년 ‘해변 도서전’을 시작한 부산 수영구는 20일부터 22일까지 광안리 해변 만남의 광장에서 ‘제1회 광안리해변 어린이도서전’을 시작한다. ‘바다와 어린이, 그리고 책이 만납니다-말하는 바다, 만나는 바다’를 주제로 어린이와 가족, 지역 커뮤니티가 함께 만드는 독창적인 지역 문화 축제를 표방하고 있다.

어린이책 100권 특별전, 지역 독립 서점과 출판 부스, 책 읽는 공간, 작가와의 만남, 독서 관련 체험이 열리며 바다를 배경으로 한 낭독극과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 부산 수영구는 이 행사를 발전시켜 아시아와 세계 해양 도시를 연계하는 국제 어린이도서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화의전당은 영화도서관 4주년을 맞아 20일부터 22일까지 영화의전당 야외 마당에서 ‘영화관 옆 도서관’을 연다.

300권 규모의 ‘테마서가’가 마련되며, 주제별로 분류된 도서를 자유롭게 꺼내고 읽고 개인이 책을 들고 와 야외 광장 쉼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행사 기간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는 인조 잔디와 빈백 소파가 설치되며, 축구장 1.5배 규모의 웅장한 빅루프 아래에서 책 읽는 경험은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어린이들이 직접 책을 사고파는 ‘어린이 벼룩시장’도 열리며 요가와 싱잉볼 힐링 프로그램, 책갈피 만들기, 투명 부채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하는 체험도 상시 운영된다. 부산의 로컬 디저트와 음료를 맛볼 수 있는 디저트 존도 준비됐다.

부산 남구청은 개청 50주년을 맞아 평화공원 일대에서 이번 주말 ‘달빛 야외 도서관’을 열고 밤의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야외 도서관을 준비했다. 그러나 우천으로 인해 9월로 연기한 상태이다.


올해 진행 중인 서울야외도서관 행사 모습. 서울야외도서관 제공 올해 진행 중인 서울야외도서관 행사 모습. 서울야외도서관 제공

서울야외도서관의 청계천 독서존은 물이 흐르는 공간 특유의 분위기가 독특하다. 서울야외도서관 제공 서울야외도서관의 청계천 독서존은 물이 흐르는 공간 특유의 분위기가 독특하다. 서울야외도서관 제공

야외 도서관 행사는 공공도서관의 숫자는 늘었지만, 도서관 전체 이용객 숫자는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됐다. 4년 전 서울시가 서울야외도서관 행사를 시작했고 4년 만에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행사로 자리 잡을 만큼 성공했다. 4년 차를 맞은 올해 1만 명 규모의 공공북클럽을 시작했고, 14개 자치구가 야외도서관 행사에 함께해 도시 전체를 독서 공간으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서관 관계자는 “요즘 젊은 세대는 엄숙하고 조용한 도서관은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동시에 IT기기(스마트폰, 태블릿)를 사용하고 대화까지 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세대이다.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야외 도서관을 선호한다. 요즘 SNS에는 야외 도서관 빈백에 누워 책 읽는 사진이 핫한 모습으로 인식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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