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 ‘바늘방석’앉은 PK 정치권

박완수·윤한홍·김영선 비롯해
명태균·건진 연루 의혹 정치인
특검 수사 대상에 명단 오를 듯
PK 지역에 엮인 정치인들 많아
특검 정국, 지방선거까지 영향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2025-06-11 19:40:00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1호 법안으로 이른바 3대 특검법을 공포한 가운데,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특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과 관련한 의혹 등이 포함됐는데, PK 정치권 인사들이 이들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까닭이다.

1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전날 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의혹을 다루는 3대 특별검사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서 국회도 특검을 가동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다음 달 초께는 특검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부울경 정치권에서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명태균과 건진법사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제21·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국가 계약에 개입 등이 포함된 데다 이들 수사 과정에 인지된 관련 사건까지 포괄, 수사 범위가 넓어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특검의 칼날이 집중적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명 씨가 중점적으로 활동한 경남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미 명 씨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창원지방검찰청의 수사 보고서에 이름이 거론된 상황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명 씨가 경남 정치인들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이에 ‘다리’ 역할을 했는데, 여기에 박 지사가 포함됐다. 명 씨가 2022년 경남지사 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후보로 박 지사를 치켜세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지사 측은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다 공천과 관련한 내용 외에도 언론에서 명 씨의 처남 부정 채용 청탁과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선정 과정 개입, 땅 투기 의혹 등이 보도됐다는 점에서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의 경우 전 씨와의 오래된 인연이라는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다. 전 씨의 공소장을 보면 서울남부지검은 “전 씨가 2007년부터 국회의원 윤한홍과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적혀 있다. 전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 의원이 2007년 먼저 법당에 찾아와 인연이 시작됐고,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개소식에도 참석하는 등 인연을 유지하다가 최근 일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 전 씨와 윤 의원 보좌관 간 공천 청탁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특히 ‘명태균 게이트’를 촉발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조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 정치권 시각이다. 구속기소 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뿐 아니라 창원지검이 내사 종결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를 다시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의 경우 명 씨가 활동하지 않은 만큼 특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모습이다. 다만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가 박형준 부산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하면서 특검이 이를 살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박 시장은 강 씨의 진술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미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만큼 이 문제는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수 차례 밝혔고 다시 한번 명백하게 이야기하지만 명태균이란 사람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전화 통화도, 만난 적도 없다”며 “강혜경의 주장은 100% 정치 공작이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PK 정치권 인사들이 다수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번 특검이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수사 기간이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다. 특검 추천과 임명 및 실무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서두르더라도 다음 달 초에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특검 정국은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기간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이 계속 알려지면서 야권에는 어떤 식으로든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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