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2023-10-22 21:00:00
‘6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태형(56)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롯데는 ‘프로세스’ 성민규 단장도 경질하며 단장·감독 동시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롯데가 ‘만년 봄데’라는 불명예를 씻고 2024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주도할 팀으로 탈바꿈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계약 기간 3년·총액 24억 ‘최고 대우’
롯데는 지난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김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계약 총액 24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의 연봉은 지난 10일 KT와 재계약한 이강철 현 감독과 같은 금액으로,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롯데가 김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KBO 10개 구단 현역 감독 중 가장 많은 우승을 경험한 ‘명장’이다. 김 감독은 2015년 두산 감독을 맡아 8년간 ‘두산 왕조’를 이끌며 단 한 시즌(2022년)을 제외하고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김 감독은 7번의 한국시리즈 진출 중 부임 첫해인 2015년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9년 등 총 3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감독이 들어 올린 우승컵은 롯데가 보유한 두 번의 우승컵(1984·1992년)보다 많다.
■신동빈 ‘리더십·이기는 야구’ 강조
롯데가 김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 데에는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됐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신 구단주는 거인 구단을 이끌 리더십이 있고 승리하는 야구를 하는 가운데, 팀 전력과 경기력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는 감독이 선임되길 바랐다. 롯데는 김 감독이 두산 감독 시절 보였던 지도력과 특유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김 감독에게 ‘국내 프로야구 감독 최고 대우’라는 선물을 안겼다.
김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 뛰어난 지도력으로 선수단을 ‘원팀’으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에게는 단호한 조치를 내리며 선수단의 단결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산 시절 양의지(포수), 김재환(외야수), 허경민(내야수·이상 두산), 박건우(외야수·NC) 등 여러 포지션에 걸쳐 숨겨진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해 국내 최고 기량의 선수로 육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감독 재임 시절 두산 야구는 ‘화수분 야구’라고 불리기도 했다.
■후임 단장 선정·FA 선수 영입도 관심사
김 감독은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취임식을 열고 롯데 감독으로서 첫 행보에 나선다. 오는 25일엔 경남 김해시 상동야구장에서 롯데 1·2군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다. 김 감독은 취임식과 선수 상견례에 이어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며 롯데 선수단을 이끌어갈 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미 구단과 코치진 선임 논의를 시작해 2024시즌 롯데를 이끌 코치진 윤곽도 곧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시즌 롯데 1군 코치로 활약했던 배영수 2군 총괄코치는 김 감독과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과 두산 왕조 시절을 함께했던 조성환 현 두산 1군 수비코치와 정재훈 전 두산 1군 투수코치의 합류도 점쳐진다.
롯데는 성민규 전 단장의 후임 선임을 위한 절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 체제를 지원할 ‘관리형 단장’이 선임될 전망인데 현재로서는 롯데 구단 내부 인사 중 발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롯데는 신임 단장이 선임되는 대로 내년 전력 강화를 위한 자유계약(FA) 선수 영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내부 FA인 전준우(36)와 안치홍(32)과의 재계약은 유력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 시즌 롯데의 약점으로 지적된 중장거리 거포 타자 영입이 추진될 전망이다. 김 감독과 두산에서 함께 활약한 양석환(31)은 롯데에 필요한 야수로 손꼽힌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는 양석환은 21개의 홈런을 치며 두산의 새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