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 2026-02-07 10:01:33
비트코인 이미지. 부산일보 DB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직원 실수로 비트코인 수십조 원어치가 잘못 입금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7일 빗썸 등에 따르면, 빗썸은 전날 저녁 7시께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에서 박스를 오픈한 이벤트 참여자 249명에게 62만 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9800만 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무려 60조 원이 넘는 금액이다. 1인당 지급된 비트코인 또한 평균 2490개로, 원화로 2440억 원 상당에 이른다.
이러한 사고는 이벤트 당시 빗썸 직원이 1인당 2000∼5만 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발생했다. 빗썸은 당시 상황과 관련, 이날 오전 공지사항을 통해 "6일 오후 7시 이벤트 리워드(당첨금)가 지급됐고, 7시 20분 오지급을 인지했다"며 "7시 35분 거래·출금을 차단하기 시작했고, 7시 40분 차단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 중 99.7%에 해당하는 61만 8212개를 즉시 회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비트코인 1788개 중 상당은 일부 당첨자들이 이미 매도한 상태였고, 이 과정에서 전날 오후 7시 30분께 빗썸에서만 비트코인 가격이 8111만 원까지 급락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결국 비트코인 약 125개 상당의 원화와 가상자산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1비트코인은 1억 645만 원으로, 총 133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다행히 다른 거래소나 개인 지갑으로 외부 전송된 경우는 없어 전부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빗썸은 이날 새벽 0시 23분 게시한 사과문을 통해 "일부 고객님께 비정상적인 수량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며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가격은 5분 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고,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비트코인 이상 시세로 인한 연쇄 청산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빗썸은 "외부 해킹이나 보안 침해와는 무관하며, 시스템 보안이나 고객 자산 관리에는 어떤 문제도 없다"면서 "모든 후속 조치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 상황을 인지한 금융당국도 현장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건 발생 경위와 오지급된 비트코인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빗썸이 실제 보유한 수량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실수로 지급했다는 점에서 '유령 비트코인'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빗썸이 위탁받아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만 2619개였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이번에 당첨금으로 지급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 "지갑에 보관된 코인 수량은 엄격한 회계 관리를 통해 고객 화면에 표시된 수량과 100%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번 오지급 사고로 회수하지 못하고 이미 매도된 비트코인 수량은 회사 보유 자산을 활용해 정확히 맞출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