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2026-10-14 18:33:22
부산시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을 전격 철회했다. 지난 12일 부산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문화분야 주요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원준 기자 lwj@
부산시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이 됐던 ‘퐁피두 센터 부산분관’과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초청공연’을 전격 철회했다. 민선 8기 대표적인 문화예술 사업으로 꼽히던 두 사업이 논란 끝에 무산되면서 지역 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퐁피두 센터 부산분관 유치를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준비하던 라 스칼라 극장 공연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3개월 간 진행된 부산시 숙의 과정의 결과다. 앞서 시는 퐁피두 사업은 정책점검단에서, 라 스칼라 공연은 운영자문단과 시민토론회, 여론조사를 통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했다. 이후 두 사업 모두 시 문화정책을 심의하는 문화협력위원회에서 다시 살피고, 지난달 30일 문화 타운홀미팅에서 시민의 최종 의견을 들었다.
전 시장은 이 같은 숙의 결과를 전하며 “시정 운영의 핵심 원칙인 △시민 체감도 △공공성 △재정 지속가능성 △행정의 책임성 4가지를 적용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퐁피두 부산분관은 문화와 관광 효과를 기대하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사업의 주요 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는 게 전 시장의 설명이다. 국가지질공원 이기대에 영구 시설물을 짓는 것은 편익에 비해 대가가 크고, 부산 분관의 계약 조건 자체가 부산의 권리와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은 기부와 협찬 규모의 부족을 이유로 철회하게 됐다. 당초 기업들의 협찬을 받아 시 재정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초청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는 등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하는 현재까지도 협찬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이 지역 예술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도 이번 결정의 주된 배경이다. 100억 원 안팎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공연이 지역 오페라인의 참여와 교육,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하지만 라 스칼라 극장이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한 것도 철회의 이유가 됐다.
시는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 등 기존 시설의 역량을 높여 미술품 전시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오페라하우스 개막 공연을 재지정 하기 전 부산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오페라를 꾸준히 무대에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전 시장은 “전임 시장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고, 반대로 이미 시작한 일이라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라 말씀 드린 바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오늘의 결론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의 기대와 제안도 앞으로의 정책에 소중히 담겠다”고 밝혔다.